4·1 대책 두달… 청약시장 지방 '웃고' 수도권 '울고'
2013-06-06 15:49
서울·수도권 청약 마감률 46%, 지방 69%
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4∙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청약시장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특히 4월 이후 청약시장은 지역에 따라 서울∙수도권은 ‘약세’, 지방은 ‘강세’로 압축되며 권역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5월 2개월 동안 전국에서 청약을 받은 민영주택은 총 45개 단지다. 이 중 1~3순위 내 청약을 마친 곳은 21개 단지로, 청약 마감률은 46%에 불과해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순위 내 청약 마감률이 저조한 것은 서울∙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들이 청약에서 대부분 미달된 영향이 컸다.
지난 4~5월 서울∙수도권에서 청약을 받은 단지는 모두 14곳으로, 이 중 모든 가구(이하 특별공급 분 제외)가 순위 내 청약에서 마감된 단지는 2곳에 불과하다. 롯데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공급한 '용두 롯데캐슬 리치'와 화성개발이 경기도 안양시 비산동에서 분양한 '비산 화성 파크드림' 만이 순위 내 청약을 무사히 끝낸 것이다.
청약 성적이 좋지 않은 단지는 '화도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일반분양 전용 84㎡ 194가구)로 청약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단지 분양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알짜 유망 단지를 제외하곤 수요자들이 청약 통장을 아끼는 경향이 짙다"며 "하지만 이 단지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 등을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선착순 분양에 몰리면서 최근 계약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방 분양시장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4월 지방에서 민영주택 13개 단지가 청약을 받은 결과, 9개 단지가 순위 내 마감됐다. 69%의 청약 마감률을 보인 것이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단지는 대림산업이 대구 수성구 범어3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범어'로, 45가구가 공급된 전용 59㎡의 경우 1순위에서 37.89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분양한 '부산 더샵 시티애비뉴' 전용 59㎡ 92가구도 청약 경쟁률이 21.47대 1에 달했다. 연산동 연산공인 관계자는 "단지 인근에 시청이 있고 지하철역도 가까운 지리적 장점 때문에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많이 청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도 지방에서 청약을 받은 민간주택 17곳 가운데 9곳이 순위 내 청약에서 마감됐다. 롯데건설이 대구 수성구 수성동에서 분양한 '롯데캐슬 더프스트' 전용 84㎡형의 경우 26.33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수도권보다 지방 청약시장에 훈풍이 분 것은 4∙1 부동산 대책과 함께 공급이 제때 맞물린 이유가 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지방은 그동안 공급이 뜸한 곳을 중심으로 대기 실수요자들이 많이 움직인 반면 서울∙수도권의 경우 4∙1 대책으로 양도세 감면을 받으려는 수요자들이 신규 분양보다 각종 혜택을 내세운 미분양 단지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