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엉터리 인사평가…“95점이면 A 아냐?”

2013-06-06 06:00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금융감독원의 자체 인사 평가가 원활하지 않은 소통 탓에 엉터리로 시행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5일 금감원 A부서 B팀장은 "지난달 말 자체적으로 실시한 인사고과에서 평소 일을 잘한다고 생각한 C부장에게 95점을 줬는데, 알고 보니 그 점수가 낮은 점수에 해당돼 황당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고가 평가에서 팀원이 팀장을, 또 팀장은 부서장을 평가하는 리더십 평가를 도입했다.

하지만 평가 점수대가 대부분 만점인 100점에 가까워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부서는 점수 분포도에 대한 인식이 떨어져 점수를 준 팀원 의도와 다르게 일부 팀장이나 부서장이 턱없이 낮은 평가를 받는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 금감원의 리더십 평가 점수 분포도를 보면 상위 25% 평균 점수가 100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상위 50% 평균 점수는 99.7점, 상위 75% 평균 점수는 95점으로 집계됐다.

이번 고과가 극히 변별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금감원은 리더십 평가에 대해 마땅한 개선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노조가 이번 리더십 평가는 부하가 상사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일방적인 상명하복 조직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것이라며 폐지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감원 내부에서는 리더십 평가를 A, B, C, D로 등급을 주는 방식으로 바꿔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은 등급 점수제는 다른 인사 평가 점수와 합산 방식 등의 어려움이 있어 도입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리더십 평가와 같은 방식으로 점수를 산출하는 동료 평가는 오히려 점수대가 고르게 분포돼 제도 상 문제는 아니라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리더십 평가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점수 분포도를 직원들에게 적극 알려 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