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마곡지구 주상복합용지 9블록 매각 왜?

2013-06-04 17:08
당초 계획 변경…18조원 규모 부채 줄이기 자구책<br/>미착공 10-1·10-2블록도 추가 매각 방침

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SH공사가 서울 마곡지구 내 모든 공동주택 용지를 자체사업으로 진행한다는 당초 계획을 바꿔 주상복합용지 1개 블록을 민간 업체에 팔기로 했다.

SH공사는 지난달 30일 마곡지구 내 공동주택용지 AC-9블록(이하 9블록) 6만9122㎡를 경쟁 입찰을 통해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이 용지는 건폐율 60%에 용적률 300%가 적용된 주상복합아파트 용지로, 예상 입찰금액은 3509억7000여만원이다. 경쟁입찰 방식으로 최고가액을 써낸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하게 된다. 입찰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마곡지구 9블록에는 오피스텔을 포함한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1515가구와 상업시설 등을 지을 수 있다. 마곡지구 내 15개 공동주택용지에서는 6블록(7만5115㎡) 다음으로 큰 규모다.

SH공사가 마곡지구 9블록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18조원 규모로 알려진 SH공사의 부채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이다. SH공사는 이를 위해 아직 착공하지 않은 공동주택용지 AC10-1과 10-2블록도 추가로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SH공사 마케팅실 판촉팀 관계자는 "올해 초 SH공사의 부채비율을 줄이라는 서울시의 지시에 따라 마곡지구의 일부 공동주택용지를 매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아직 공사에 들어가지 않은 2차 공동주택용지인 AC10-1블록과 10-2블록 등도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9블록의 총 사업비 규모는 땅값과 공사비 등을 합쳐 7000억~8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만약 9블록 내 모든 공동주택 분양이 완료되면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형 건설사 마케팅팀 관계자는 "마곡지구는 '제2의 용산'으로 불릴 만큼 개발지가 부족한 서울에서 희소가치가 높아 주택 업계도 눈독을 들이는 곳"이라며 "자족 기능을 갖출 마곡 산업단지의 배후 주거지인 지구 내 아파트 분양도 순조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중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다른 대형 건설사 분양팀 관계자는 "오는 8월 분양 예정인 마곡지구 1차분 아파트의 분양가와 청약 결과에 따라 9블록의 분양 성적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