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 '안전한 철도' 시설 개량 나선다
2013-05-30 18:03
2013~2017년 중기투자계획 수립… 올해 3332억 투입<br/>일반·광역철도 노후 시설 재설치… 내진 성능·안전 대응시스템 보강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국내 생활권이 점차 광역화되고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철도 이용 또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철도 이용객은 2008년 10억명을 넘어선 이후 2011년 11억1862만명까지 늘었다. 하루에만 약 306만명이 철도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철도 이용객이 늘어남에 따라 철도 안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1~2년간 고속철도(KTX) 등의 고장·사고가 자주 이슈화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신 열차로 주목받았던 KTX도 벌써 도입 10년이 지나 시설 노후화에 따른 안전 보강 대책이 과제로 떠올랐다.
철도시설의 건설 및 관리 관련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철도 개량사업의 본격 추진에 나섰다. 철도공사 등과 나눠 진행하던 것을 올해부터는 주도적으로 맡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게 목표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철도시설 개량을 위해 지난해 말에 2013~2017년 중기 투자계획을 수립했다”며 “체계적인 개량을 통해 열차운행 안전을 확보하고 이용객 편의를 증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광역철도 노후 시설, 새 기준 맞춰 재설치
올해 철도공단이 철도 안전사고 및 재해 예방과 철도 주변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투자할 금액은 약 2732억원으로 전년 대비 433억원 증가했다.
고속철도와 일반철도 시설 개량비에 각각 435억원, 2297억원이 배정됐다. 고속철도는 전기설비 개량(243억원), 구축물 개량(170억원)에 대부분이 쓰여진다. 일반철도는 노후시설 개량에 가장 많은 1186억원이 사용된다. 안전시설 개량에도 541억원이 투입된다. 여기에 추경예산으로 600억원이 더 투입돼 총 3332억원이 철도시설 개량에 쓰이게 됐다.
개량사업은 크게 일반·광역철도 노후 시설 개량과 안전설비 투입 등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고속철도 완공 후 10년이 지나면서 지난해부터 노후시설 개량에 대한 사업비 투입이 본격화됐다. 철도 안전에 직접 연관이 있는 신호·통신·재해우려개소·내진보강 등에 연간 500억원이 소요된다.
우선 1·2단계 건설사업 때 준공된 시설물 중 하자담보 책임기간 중 연 2회 정기 하자 검사와 만료 전 하자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 검사는 그동안 고속철도 유지 보수비에 반영해 시행했지만 유지 보수비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부터 개량 사업비에 반영됐다.
일반철도 내 노후시설 개량을 위해서는 2017년까지 총 4조9613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일부 교량의 경우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선로 부담 하중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개량을 추진하고 있다. 철도의 소음·진동 원인으로 지목되는 강판형 무도상교량을 콘크리트 유도상교량으로 교체하는 작업이다.
교량·터널의 경우 조사에서 심각한 이상 변이가 발생하면 적기에 보강을 시행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선로 무단 횡단에 따른 사고를 막기 위해 선로변에는 안전 울타리를 설치하고 있다.
역 시설 개량에는 약 69억원이 투입된다. 지하역사 내 급수·공기 정화 장치를 계량하고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 구조 수도권 전철·국철 승강장 지붕도 고칠 예정이다. 수도권 전철 운행구간의 마모한계에 근접된 노후 전차선로를 개량하고 신호설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열차 제어 및 운행에 필요한 시스템 성능 향상과 정상 기능 확보를 위해서는 노후 정보 통신 설비를 교체할 방침이다.
◆내진 성능 보강, 시스템 구축으로 안전성 높여
안전설비 분야는 내진성능 보강과 안전시스템 구축 등이 추진 중이다.
지진에 대비한 내진설계는 현재 KTX에 적용되고 있지만 오래 전에 건설한 일반철도는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 최근 국내에서도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철도의 내진설계가 중요한 안전 정책으로 자리잡았다.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규모 5.5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가 반영됐다. 하지만 강화된 내진설계기준에 맞춰 6.0 규모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성능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6년까지 830억여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일반철도의 경우 기존 시설물 대부분이 내진 설계기준 마련 이전에 완공돼 내진 성능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내진성능평가 및 내진성능 보강을 통해 지진에 대한 안전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또 2011년 2월 광명역 KTX 탈선 사고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비상 대응시스템 및 방호 안전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국가 교통망의 중심인 경부고속철도 운행 장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2001년 개통한 1단계 노선 시험선 구간의 대규모 개량에 돌입했다.
전문가 특별 안전점검 및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라 재발 방지를 위한 신호설비 통합 감시 시스템도 설치 중이다. 내구 연한이 지난 노후 선로 전환기 및 궤도 회로 장치가 개량 대상에 포함된다. 연내 비상 대응시스템 및 방호 안전설비 구축을 완료해 KTX 안전 운행을 확보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신호안전 및 전차선로·발전설비도 지난해 개량 작업에 착수했다. 1단계 구간(대전~동대구)은 광케이블 증설 및 노후 전송 설비를 2016년까지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교량의 지진 감시 설비는 새로 마련된 법적 기준에 맞게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일반철도는 노후 가속화가 심한 수도권 구간 신호시스템을 현대 설비로 계량해 장애를 예방할 계획이다. 열차 운행 고속·고밀화에 대비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사용한 선로 전환기는 신뢰성이 향상된 시스템 선로 전환기로 개량을 추진한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노후화돼 안전에 취약한 철도 시설물을 지속적으로 개량해 국민들이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