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석의 배이야기>수만t 해양플랜트도 ‘번쩍’ 들어올린다
2013-05-26 16:45
해양구조물 해체·설치 및 파이프 설치선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안벽에서 건조작업이 한창인 해양구조물 해체·설치 및 파이프 설치선 '피터 쉘테'(오른쪽). 축구장 6개 면적과 맞먹는 크기로, 옆에서 건조되고 있는 드릴십과 유조선, 컨테이너선을 압도하고 있다. |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안벽에는 두 개의 선체가 연결된 거대한 선박이 한창 공사를 진행중이다.
이 선박은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0년 6월 스위스 올씨스 그룹으로부터 수주한 ‘해양구조물 해체·설치 및 파이프 설치선’(Platform Installation/Removal & Pipe-lay Vessel) ‘피터 쉘테(Pieter Schelte)’다.
6억달러의 건조비도 엄청나지만 해당 분야 선박중에서도 가장 큰 크기의 선박이자, 세계 최초로 건조하는 신개념 플랫폼·파이프 설치선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던 피터 쉘테는 선박의 모형이 갖춰지면서 점점 더 관심을 끌고 있다.
스위스 올씨스가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해양구조물 해체·설치 및 파이프 설치선' 개념도 |
해양구조물 해체·설치 및 파이프 설치선은 해양 플랜트 관련 수주가 증가하면서 신규 플랜트의 운반과 설치, 기존 노후화 한 해양 구조물의 해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고안된 것이다. 올씨스를 비롯해 향후 관련 업체들의 추가 발주가 기대된다.
규모 면에서도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이 선박은 길이가 382m, 폭이 117m, 높이는 29m로 기존 세계 최대 규모였던 역시 올씨스가 보유하고 있는 솔리테어(Solitaire)의 2배에 달한다. 이는 축구장 6개를 합친 넓이와 맞먹는 것으로, 선박 자체 무게만 초대형유조선(VLCC) 무게의 3배인 12만t에 이른다.
선박 앞쪽에는 톱사이드 리프트 시스템(TLS), 뒤쪽에는 재킷 리프트 시스템(JLS), 안쪽에는 파이프설치시스템(PLS)이 설치돼 있다.
스위스 올씨스사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해양구조물 해체·설치 및 파이프 설치선' 개념도. 선박 앞쪽 크레인으로 플랜트 상부 구조물을 들어올리고 있다. |
구조물을 들어 올리고 설치하기 쉽게 하기 위해 쌍동선 구조를 갖게된 것인데, 다시 말해 양 선체 사이로 플랜트를 끼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접근한 뒤 선체에 달려 있는 크레인 구조물을 톱사이드에 연결후 이를 그대로 들어 올려 선박 위에 옮겨 싣는다. TLS의 인양 능력은 4만8000t에 이른다.
또한 후면에 설치한 해양크레인으로 재킷을 들어올리는 데, 이 대형 크레인의 인양 능력은 2만5000t으로, 천안함 인양 때 투입됐던 대우조선해양의 3600t급 초대형 해양크레인보다 무려 10배 이상을 들어올릴 수 있다. 더불어 파이프 설치 시스템은 초대형 직경의 파이프를 S-레이 방식(S-Lay Method)으로 설치할 수 있다.
플랜트를 설치하고 이동하려면 선박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피터 쉘테에는 자동 위치 제어 시스템(DPS)기술이 적용되며, 자체 동력을 이용한 자항 능력을 통해 13노트(약 시속 24km)의 속력으로 운항할 수 있다.
스위스 올씨스가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해양구조물 해체·설치 및 파이프 설치선' 개념도. 선박 뒷쪽 해양크레인으로 플랜트를 지지하는 재킷을 들어올리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은 피터 쉘테를 위해 길이 530m·폭 131m 규모의 제1도크 전체 공간을 모두 활용해 선체를 조립했다고 한다. 조선소에는 다양한 크기의 선박이 건조되기 때문에 미리 계획을 세워 선박 여러척을 한 도크에서 건조하는 데, 이 방법도 한국이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이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부터 올씨스 프로젝트 전담 팀을 구성해 완벽한 건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하 팀별로 관리하는 자재의 개별 수량이 8000여개에르는 등 작업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고, 또한 선주사의 주문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통상 선박은 건조 후 이름이 결정되는데 이 선박은 피터 쉘테로 미리 확정됐다. 이는 올씨스 회장의 부친이자 히레마(Heerema)의 창업주인 피터 히레마(Pieter S Heerema)의 이름을 딴 것으로 올 연말 인도될 예정이다.
<자료: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성동조선해양·한진중공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