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옌타이 한국인 ‘하오’

2013-05-23 16:53

아주경제 산둥성 최고봉 특파원="이제 중국인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만을 위해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는 중국인과 함께 행사를 펼치며 양국 국민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중국 옌타이(煙台)한인상공회(이하 옌타이한인회) 황성연(54) 회장은 그동안 한국인들이 중국에서 너무 이기적이지 않았는 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또 한국인 만의 화합과 소통이 아니라 한·중 양국 국민의 화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옌타이한인회는 올해도 '옌타이한국인축제'를 개최하며 한국인 이미지 제고에 앞장섰다. 먼저 중국인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해 입상자들에게 한국 유학의 길을 제공하며 한국어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했다. 또 중국인 한국 노래자랑 대회를 개최해 케이팝 등 한류문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올해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는 옌타이 소재 7개 중국대학교에서 35명이 참가했으며, 중국인 한국 노래자랑대회에는 120명이 참가해 행사에 대한 높은 인지도를 증명했다.

황 회장은 "미래 한·중 양국의 주역이 될 중국 대학생들에게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한국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많은 중국 대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꿈꾸는 모습을 보며 한국인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옌타이는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비하면 작은 도시지만 두산인프라코어, 대우조선해양, LG전자,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포스코, 현대중공업, GS칼텍스, 현대자동차 등의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어서 이곳에 있는 중국 대학생들에게 한국어과는 큰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단추와도 같다"고 설명했다.

옌타이한인회는 또 옌타이시민들과 함께 '자연을 사랑하자', '산불조심' 등의 환경캠페인을 펼치며 양국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행사에는 포스코, 아시아나항공, 동양기전, 기업은행, 아라리식품 등 많은 한국기업 임직원 가족들이 참가해 산행을 통해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체험하며 환경정화활동을 펼쳤다.

황 회장은 "이런 행사를 통해 옌타이 시민들이 한국인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며 "이제는 한국인들이 중국인에게 봉사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인들이 옌타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매년 '아이 러브 옌타이'라는 주제로 환경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옌타이시정부와 공동주최하는 이 행사에서 양국 국민 2000여명이 옌타이시 각 지역을 나눠 환경정화활동을 펼쳤다"고 소개하며 "옌타이 시민들과 한국 교민들이 한마음으로 화합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많은 한인상공회 회원사들과 교민들이 옌타이시 고아원과 양로원을 방문해 마음을 전하는 자선행사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국적은 다르지만 마음이 통하는 것을 느끼며 이웃사랑에 대한 나눔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모습들이 우리 옌타이한인회의 자랑이자 나의 기쁨"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런 활동은 옌타이시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가능했다"고 언급하며 "옌타이한인회는 옌타이시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며 옌타이시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의 경영활동을 지원하고 옌타이 교민들의 안전을 책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옌타이한인회는 1997년 옌타이시정부로부터 정식 협회인가를 받아 시정부의 유관기관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한·중 양국의 우의를 다지는데 앞장서고 있다.

황 회장은 중국에서 20년 간 기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오쿠전자 중국법인장을 맡고 있다. 그럼에도 황 회장은 "이제야 조금 중국을 알 것 같다"며 "20년 동안 쓰러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중국을 긍정적으로 보는 마인드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먼저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면서 "아무리 완벽한 제품을 갖고 있어도 상대방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거래는 이뤄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옌타이한인회는 지역사회에서 한국기업들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주도하며 한·중 양국 국민의 화합과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옌타이한인회에 속해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대우조선, 포스코, LG전자 등 다수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은 나눔경영을 통한 사회환원사업으로 한국기업에 대한 중국인들의 이미지 쇄신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황 회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단합된 힘과 노력으로 어려움을 잘 극복해왔다. 앞으로도 교민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섬김의 마음으로 한단계 더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