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장전’…전력수급 ‘비상’

2013-05-23 22:05
이번주 낮 기온 30도, 예비전력 비상단계로 떨어지나?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때 이른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번주 중반 이후부터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예비전력이 비상 단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여 전력당국은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23일 전력당국 관계자는 “이번주부터 2주일간 하루 평균 최대 전력공급능력은 6500만~6600만㎾로 전망된다”며 “100만kW급 원전인 신고리 1호기의 계획예방정비가 지연되면서 애초 계획된 전력공급 6800만kW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후 2~3시 사이 최대전력수요는 6220만㎾까지 오르고, 예비전력은 435만kW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력수급 경보 ‘준비’에 해당되는 비상단계로 전력당국의 수요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본격적으로 기온이 올라가는 23일 이후부터는 예비전력이 240만kW까지 떨어져 전력수급 경보 ‘주의’가 발령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전력당국은 이 같은 전력부족의 원인으로 냉방수요 급증 및 일부 원전들의 정비 기간 연장, 가동 중단을 꼽았다.

평년보다 2~6도가량 높은 날씨가 지속되면서 전력피크에 200만~300만㎾가량의 냉방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전력공급의 30% 이상을 담당하는 전체 원전 중 3분의1가량이 정비와 고장 등으로 올 여름 가동이 불투명한 상태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현재 전체 원전 23기 가운데 9기가 노후화 및 고장 등으로 정비를 받고 있다”며 “이들 가운데 적어도 절반 이상은 올 여름 가동이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전력당국은 수요자원시장 개설 및 주간예고제 등 적극적인 비상 수요관리체제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원전의 계획예방정비 지연으로 생긴 전력공급 공백을 수요관리, 자가발전 등을 통해 메우겠다는 것.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이 같은 수요관리와 더불어 민간이 보유한 자가 발전기도 가동시켜 예비전력을 500만㎾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도 “수요관리 등으로 예비전력을 450만㎾ 이상 유지할 수 있다면 (전력당국의) 대책으로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에너지 절약 동참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력거래소는 안정적 예비전력을 500만㎾(전력예비율 5%) 정도로 정하고, 예비전력이 떨어질 때마다 비상단계를 설정하고 있다. 단계별로 △400만㎾ 미만시 ‘관심’ △300만㎾ 미만시 ‘주의’ △200만㎾ 미만시 ‘경계’ △100만㎾ 미만시 ‘심각’ 조치가 발동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