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당시 '연대보증채무자 11만명' 구제된다

2013-05-21 16:46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정부가 1997~2001년 외환 위기 당시 연대 보증으로 채무를 진 11만명을 오는 7월부터 선별 구제한다.

과거 기업도산으로 부담하게 된 연대보증채무로 현재까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곤란한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일부 연대보증채무자는 금융거래에 불이익을 받아왔고, 심한 경우 빈곤층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외환위기 당시 연대보증채무자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부도율이 급등했던 1997년부터 2001년에 도산한 중소기업에 대해 연대 보증한 채무자가 구제 대상이다.

연체 정보 등 불이익 정보 등록자 1104명, 연체된 보증채무 미상환자 11만3830명이며 총채무액은 13조2420억원이다. 정부는 불이익정보 등록자와 관련, 은행연합회의 어음부도 기업 관련인 정보를 일괄 삭제하기로 했다.

연대보증채무 미상환자에 대해선 최대 70%까지 채무를 탕감해준다. 이를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금융사 등이 보유한 채무를 사들인 뒤 원리금 감면 등 채무 조정을 실시한다.

총 연대보증 채무금액이 10억원(원금 기준) 이하일 경우에 해당되며, 연대보증인에 대해 연대보증인 수로 나눈 뒤 그 원금의 40~70%를 감면해준다. 원금은 최장 10년까지 분할납부하면 된다.

채무 조정을 하더라도 상환할 수 없는 수준으로 채무부담액이 많다고 판단되면 채무부담액 최고 한도를 별도로 산정할 방침이다. 질병, 사고 등으로 정상 상환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면 최장 2년까지 상환 유예가 가능하다.

채무 조정자에 대해선 취업 성공 패키지 사업, 소상공인 창업학교 등을 연계해 취업,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캠코의 채무 조정으로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개인회생, 파산 등을 유도할 예정이다.

대상자는 7월 1일부터 올해 말까지 캠코 등을 통해 구제 신청을 하면 된다. 불이익 정보 삭제는 고의, 사기에 의한 어음, 부도자 등 부적격자 여부 등을 검증한 뒤 처리해줄 예정이다.

다만,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 국민행복기금과의 형평성 문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연대보증 채무자에 대한 채무조정 기준은 국민행복기금과 동일하지만, 외환위기 당시 기업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자는 주채무 금액이 국민행복기금 대상인 개인대출 연대보증자보다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70%만 감면할 경우 거액 채무에 대해선 상환이 불가능한 경우가 발생한다"며 "채무조점 심의위훤회를 통해 상환능력을 개별적으로 심사해 필요시 추가 감면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