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노사관계도 갑을? 매일유업 2배 덩치에 직원처우 반토막
2013-05-19 15:35
1인 평균 급여 2827만8000원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국내 유업계 1위업체 남양유업이 외형에서 경쟁사 대비 2배에 이르는 반면 직원처우나 사회공헌에 쓰는 돈은 반토막 수준으로 나타났다. 제품 강매 혐의로 밀어내기 파문을 빚은 외부 대리점뿐 아니라 불합리한 노사관계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남양유업이 금융감독원에 전월 제출한 2012년치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작년 총직원 2731명에게 1인 평균 급여로 2827만8000원을 지급했다. 직원 1인 평균 근속연수는 같은 기간 7년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2위업체인 매일유업은 총직원 2337명에게 남양유업 2배 수준인 4024만원을 1인당 급여로 줬다. 평균 근속연수도 8년에 가까웠다.
비정규직 수나 비율도 마찬가지다. 남양유업이 총직원 가운데 32%에 가까운 863명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데 비해 매일유업은 전체 직원 2337명 중 18% 미만인 420명에 머물렀다.
기부금 규모에서는 되레 상황이 역전된다. 매일유업이 2012년 1억2900만원을 기부한 반면 남양유업은 절반 수준인 7400만원을 내놨다.
비용 면에서 남양유업이 매일유업 대비 2배로 쓴 것은 광고선전비뿐이다. 작년치 광고선전비는 남양유업 1103억원, 매일유업 559억원으로 집계됐다.
남양유업이 직원처우나 사회공헌에서 경쟁사 대비 반토막 수준인 반면 외형을 재는 자산총계는 1조333억원으로 매일유업 6277억원 대비 2배에 육박하고 있다.
매출 규모에서는 두 회사 모두 1조원 남짓으로 비슷한 반면 영업이익 역시 남양유업이 매일유업에 비해 3배 가까이 컸다. 상대적으로 적은 급여를 받는 비정규직을 총직원 가운데 30% 이상으로 채워 비용을 줄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3~4년 전 사업을 확장하면서 판촉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며 "이런 과정에서 경쟁사와 비슷했던 비정규직 사원 수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부금 또한 현금으로 제공한 것만 손익계산서에 잡히기 때문"이라며 "임신ㆍ육아교실을 비롯한 공익 사업에 해마다 수십억원씩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연초 제품을 강매당했다고 주장하는 이 회사 대리점피해자협의회에 의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됐다. 당시 협의회 측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맞고발했던 남양유업은 이달 4일 '막말 통화' 내용이 유포되면서 뒤늦게 사과문을 내놨다.
남양유업 주가는 통화 내용 유포 이후 16일까지 9거래일 만에 114만원에서 98만9000원으로 13% 넘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