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비리에 대한 뒷담화를 할 때 사실로 믿고 했다면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48)에게 무죄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다고 17일 밝혔다.

보험회사 직원인 이씨는 지난 2009년 동료들에게 상사 A씨의 비리를 알고 있다며 A씨가 보험사건을 처리하면서 뒷돈을 받았고 이 돈의 일부를 회사의 다른 간부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으로 뒷담화를 했다.

하지만 이씨가 제기한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이씨는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과 대법원 재판부는 이씨가 상사의 비리를 동료들에게 전할 때 본인은 사실이라고 믿고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봤다. 재판부는“이씨가 상사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반복해 언급함으로써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됐을 것으로 보이고 후에 그 내용이 허위로 밝혀지더라도 저하된 평가가 회복되기는 상당히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이씨의 행동이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