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파문> 우리금융 차기 CEO 인선 지연…경영 공백 우려

2013-05-19 09:01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청와대가 인사검증에 보다 신중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을 비롯한 계열사의 업무공백도 길어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초 지난주 중 이뤄질 예정이었던 우리금융 차기회장 내정자 발표가 이번주로 미뤄졌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등 최종 후보를 압축해 청와대에 보고한 상태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 사건이 청와대의 발목을 잡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으로 박근혜정부가 인사검증에 있어 좀더 신중하게 접근하려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주의 수장직 인선이 늦어지면서 추진해야 할 사업들은 사실상 '올스톱'된 상황이다.

특히 우리금융 계열사의 경우 우리 에프아이에스와 우리프라이빗에퀴티,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최고경영자(CEO) 자리가 아직 비어있는 상태다. 오는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자산운용의 차문현 사장까지 합하면 4곳이다.

내년까지 임기가 남은 CEO들도 불안한 모양새다. 대표적인 'MB맨'으로 분류되는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임기가 2015년 6월까지이지만 교체 대상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5년 전 취임 당시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교체한 전례도 있다.

사업을 진두지휘할 수장 자리가 불안정하거나 아예 없다보니, 우리금융은 새로운 사업은커녕 기존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14번째 자회사로 편입을 추진중인 금호종금 인수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금융위원회의 편입 승인 시점이 6월인데 이때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구체적 로드맵이 나온다. 정부가 민영화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이 인수 여건의 장애물로 작용한다. 금호종금 주가가 높아지면 실권주 확보도 어려워진다.

우리아비바생명 지분 인수와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한미은행 인수 등 이 회장이 추진했던 사업들은 이미 잠정 보류된 상황이다. 차기 회장이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에 대해 민영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점찍었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우리카드를 언급했다. 그는 "보통 은행에서 카드 부분이 분사하면 대대적인 프로모션으로 이름을 알리는데 우리카드는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잠잠한 이유가 무엇이겠냐"며 "분사에 힘을 실어준 이 회장이 곧 떠나는 상황에서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벌이기 힘든 탓"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다음달 10일 주주총회를 열어 최종 후보자 승인을 받고 차기회장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통상 주총 2주 전에는 주주들에게 차기 회장 내정자에 관한 안건 내용이 알려져야 한다.

이 같은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24일이 최종 후보 선임의 마지노선이다. 현재 이 행장이 유력한 인물로 알려졌으나 지주 회장과 행장과의 겸임에 노조가 반대하고 있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