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전병헌 원내지도부 체제'…여야 대립 격화될 듯
2013-05-15 17:53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여야의 새 원내사령탑이 선출되면서 향후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경환 원내대표 체제에서 원만한 당청관계가 정립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전병헌 원내대표의 '강한 야당론'이 힘을 받으면서 대여투쟁의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최경환 '당청관계' 신뢰 강화…전병헌 '선명 야당'으로 강공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깊은 신뢰관계를 맺고 있다. 때문에 윤창중 성추행 파문으로 흔들리는 현 정부에 있어 최 원내대표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최 의원은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후 줄곧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머물러온 원조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다.
최 원내대표는 당선 수락연설에서 "존재감 있는 집권여당을 만들라는 동료 의원들의 바람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주영 의원과의 대결에서 전체 의석(154석)의 절반인 77표만 획득했다.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후폭풍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특히 경선과정에서 일방적 당청관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에 따라 최 원내대표는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동시에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하는 수평적 당청관계를 정립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의 선출은 위기의 당을 재건하면서 출범 초기의 박근혜 정부와 맞서려면 강한 야당이 필요하다는 당내 공감대가 반영된 것이다. 정세균계 등 범주류 일부와 비주류의 표가 결집한 결과라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호남과 친노(친노무현)·486세력의 지원을 받은 우윤근 의원에게 전 원내대표가 승리함으로써 확실한 당내 권력교체를 달성했다는 의미도 있다. 이로써 호남과 친노계 인사들은 모두 선출직 당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특히 '투 톱'인 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인사로 채워지면서 호남당 이지미를 벗게 됐다.
전 원내대표는 앞으로 또 '존재감 없는 들러리 야당'이 아니라 '존재감이 분명한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만큼, 향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견제하는 역할에 치중할 계획이다.
◆강성 대 강성…여야 치열한 입법전쟁 벌일 듯
최경환·전병헌 원내수장의 등장으로 여야는 쟁점사항마다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 정부 실세인 최 원내대표와 '선명 야당'을 내건 전 원내내표는 모두 '강성'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두 원내사령탑은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정책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입법경쟁 등을 통해 정부 출범 초기의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여야는 남양유업 사태로 불거진 갑을논란에서 비롯한 '을(乙)' 보호정책을 놓고 치열한 입법전쟁을 벌일 태세다. 당장 민주당은 4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프랜차이즈법' 등 경제민주화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최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을 펴고 있다.
또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윤창중 의혹에 대한 국회 차원의 대응방안 마련에서도 여야는 맞붙을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대통령 사과가 있은 만큼 재발 방지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민주당은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통해 의혹을 집중 추궁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