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가계 빚 1100조 육박…1년새 52조 급증

2013-05-15 14:25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지난해 한국 국민의 진짜 가계 빚이 11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주인이 주택을 팔아도 대출금과 전세금을 다 갚지 못하는 ‘깡통 주택’을 의미하는 담보가치인정비율(LTV) 80% 이상 대출도 3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관련 당국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있는 만큼, 가계부채 건전성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들어갔다.

15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실질 가계부채는 1098조5000억원으로 전년(1046조4000억원)보다 52조1000억원이 급증했다.

실질 가계부채란 한국은행이 추출해 낸 가계부채인 가계신용과 이에 포함되지 않는 영세사업자나 종교단체 등 소규모 개인기업 대출 등을 합산한 수치다. 가계 신용은 대출이나 외상 구매를 합한 것이다.

지난해 실질 가계부채는 가계신용이 959조4000억원, 소규모 개인기업 대출 등이 139조1000억원이었다. 2011년의 911조9000억원과 134조5000억원에 비해 모두 늘었다. 2000년대 초반 600조원 수준이던 실질 가계부채가 10여년 만에 갑절이 된 셈이다.

가계 부채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주택 경기 부진에 소득 증가세마저 둔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말 기준 은행의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8%로 지난해 말보다 0.09%포인트 올라섰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72%로 지난해 말보다 0.07%포인트 높아졌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집이 있어도 빚 갚느라 가난한 하우스푸어도 가계대출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LTV가 80% 이상인 대출이 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의 2조9000억원에 비해 3000억원 늘었다. 이런 ‘깡통 주택’에 사는 가구만 4만여세대에 달한다.

지난해 개인 실소득에 대한 가계부채 비율은 136%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은 가계부채 연착륙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먼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은행이 추가로 대손준비금을 적립하도록 하기로 했다. 가계 대출 증가율도 경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4% 이내에서 막을 계획이다.

하우스푸어 구제를 위해 다음 달부터 집값이 폭락하더라도 기존 LTV를 그대로 적용하고, 3개월 이상 주택담보대출 연체자에 대해서도 채무 연착륙을 유도한다.

아울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을 지난해 말 기준 14%에서 올해 말 2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