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IB “내년 초 달러당 최저 110엔 간다”…국내 기업이익 20兆 줄 듯
2013-05-14 16:04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엔저(엔화가치 약세) 현상이 강화돼 달러당 110엔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엔화가 달러당 110엔을 넘어서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익이 20조원 이상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들은 9개월이 지난 내년 초가 되면 엔화 가치가 달러당 최저 110엔까지 하락할 것으로 최근 전망을 수정했다. <관련기사 2ㆍ3면>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이 내년 초 달러당 110엔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JP모건·BNP파리바·모건스탠리·씨티·뱅크오브아메리카는 105엔으로 내다봤다.
IB들의 환율 전망치는 외국 투자자와 외환 거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실제로 엔화가치를 끌어내릴 수 있다.
이정훈 우리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환율변동이 산업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엔화가치가 달러당 110엔, 원화가치가 달러당 1000원이 되면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21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조선 5조2000억원, 자동차 8조3000억원, 전기·전자 14조3000억원 등 주력산업의 이익 감소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보고서는 원화가치가 달러당 1000원, 엔화 가치가 달러당 110엔이 되면 운수업과 조선업이 각각 9000억원과 3조원의 영업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원화가치가 950원이 되고 엔화 가치가 120엔이 될 경우 운수업과 조선업은 1조5000억원과 4조8000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수송장비도 2조8000억원 적자를 보는 한편 섬유·의복(-3000억원)과 기계(-1000억원)도 적자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들이 받는 충격은 고스란히 경제 지표에 반영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달러당 100엔, 1000원이 되면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보다 125억달러 줄어들고 경제성장률은 1.8%포인트 낮아진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