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긴 호흡...기다림 시작
2013-05-06 17:43
- 북측 요구 수용...우리측 요구는 묵묵부답<br/>- 한미 연합훈련...북한 또 반발
아주경제 오세중 기자=소위 개성공단 최후의 7인으로 불리던 체류 인원들이 지난 3일 오후 모두 귀환함에 따라 개성공단은 결국 잠정 폐쇄의 기로에 섰다.
7인이 체류하는 동안 남북간 대화 창구가 존재한다는 희망 섞인 정상화에 대한 기대는 다소 멀어지고 있는 상태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 3월분 임금 미지급 등에 대한 실무적인 협의를 벌여왔다.
정부는 일단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의 3월분 임금 730만 달러, 2012년도 기업 소득세 400만 달러, 통신료·폐기물 처리비 등 기타 수수료 170만 달러 등 1천300만 달러 약 우리 돈으로 142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측 인원이 빨리 귀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 돈을 남북협력기금에서 활용해 북한이 요구한 '미수금'을 지급했다.
또한 북한은 4월분 임금 120만 달러도 지급을 요청했지만 우리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이후 협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요구인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을 요청했는데 북측이 우리가 바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북측이 명시적으로 반출이 안 된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추후협의를 위해 정부가 요구한 남북간 단절된 판문점 채널과 군 통신선 운영에 대해서도 북한은 답이 없는 상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반대하지 않았다"며 "북측이 통신선 라인을 절대로 못 쓰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고 말해 아직 통신선 회복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따지고 보면 우리 정부가 결국 또 먼저 돈을 내주고 아무것도 받지 못한 셈이다.
따라서 다시 북한의 요구에만 우리 정부가 따라 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체류 인원의 전원 귀환으로 개성공단 문제가 소강상태를 맞은 가운데 한미가 오는 10일 전후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문제 삼는다고 해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할 수 없다"면서 "1978년 한미연합사가 창설된 이후로 계속 이어져 왔는데 지금 와서 갑자기 한미 연합훈련을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이 다시 반발하고 있어 남북문제는 진전 없이 한동안 다시 제자리걸음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