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지배구조 흔들… 지분담보로 돈 빌린 계열사 줄매도
2013-05-06 16:10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STX그룹 지주인 STX 지배구조가 흔들린다.
유동성 위기 심화로 STX 주가가 한 달 남짓 만에 60% 가까이 떨어진 탓이다. 이 회사 지분을 담보로 돈을 빌렸던 포스텍을 비롯한 계열사는 비슷한 기간 STX 발행주식대비 10% 이상 물량을 팔아치웠다. 주가 하락으로 채권자에 잡혔던 STX 지분 담보가치가 떨어지면서 보유 주식을 팔아야 빚을 갚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TX그룹 STX그룹 정보기술(IT)업체 포스텍ㆍ경영컨설팅업체 글로벌오션인베스트는 전월 5~30일에 걸쳐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STX 주식 377만주(발행주식대비 6.23%)와 236만주(3.90%)를 합해 모두 613만주(10.13%)를 매도했다.
이번 매도로 포스텍이 보유한 STX 지분이 23.01%에서 16.77%로 감소했으며 글로벌오션인베스트 또한 4.22%에서 0.32%로 줄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70% 가까이 주식을 보유한 포스텍은 STX 최대주주다. 강 회장은 지분구조상 지주인 STX보다 상위에 있는 포스텍을 통해 STX그룹 전체를 지배해 왔다.
이처럼 STX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포스텍이 경영권 약화를 무릅쓴 채 STX 지분을 팔기 시작한 것이다. STX 주가는 포스텍을 비롯한 계열사에서 지분 매각에 나선 무렵인 전월 1일부터 이날까지 6780원에서 3040원으로 55.16% 하락했다.
포스텍 관계자는 "대출 당시 제공했던 주식 담보가치가 (주가 하락으로) 떨어져 보유 지분을 팔아 빚을 갚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금융사는 일반적으로 주식으로 받은 담보가치가 하락할 경우 채무자에 추가담보나 조기상환을 요구한다. 포스텍이 담보로 제공했던 지분 가치는 전월 초 166억원에서 현재 74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한 관건은 오는 6월 초로 예상되는 구조조정안이다.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당장 만기 도래하는 STX그룹 측 2000억원 상당 회사채에 대한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투입할 지원 예상 총액 또한 1조원 안팎에 이른다. STX그룹 측은 이런 지원을 받는 대신 채권단에서 납득할 만한 구조조정안을 내놔야 한다.
STX그룹 측은 이미 해외 계열사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조선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에서 물러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