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 부모·자녀 부양비용 크게 늘어

2013-05-02 14:46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지난 2년 사이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들의 부모·자녀 부양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삶의 질도 현저히 악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와 한국갤럽은 2일 ‘2차년도 한국 베이비부머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메트라이프 코리아 재단의 후원으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10년 1차년도 연구에서 조사됐던 패널들 중 3275명을 2012년에 추적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자녀가 있는 베이비부머의 80%가 자녀와 동거하고 있고. 이들 자녀의 평균연령은 20대 중반, 취업비율은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들이 대부분 미혼이기 때문에, 베이비부머 대부분이 동거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비동거 손자녀가 있는 베이비부머 4명 중 1명이 양육에 참여하며 일부는 정기적으로, 일주일 평균 43시간의 긴 시간을 손자녀 양육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부모세대에 대한 부양 부담도 높았다. 2012년 베이비부머 71%의 부모세대가 생존해 있는데, 이 중 10% 정도는 노부모와 함께 살고 있고 68%가 노부모에게 경제적 도움을 제공하고 있으며, 43%는 지난 2년간 노부모의 간병이 필요한 상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에 비해 이들의 소득은 감소한 반면 가계의 자녀 관련 비용 지출과 보건의료비 지출은 각각 27%, 11% 증가했다.

반면 여가비 지출은 14% 감소해, 베이비부머의 삶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했다.

은퇴 후 삶을 대비한 경제적 준비도 취약해졌다. 국민연금이나 기업연금 가입율은 2년 전에 비해 거의 변화가 없지만(국민연금 79%, 기업연금 15%), 개인이 조정 가능한 부분들은 예외없이 감소했다.

개인연금은 44%에서 38%로 감소했고, 보험은 82%에서 77%로, 예금 및 적금은 69%에서 64%로, 펀드는 13%에서 9%로 감소했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50%에서 24%로 절반이나 줄었다.

이날 발표에 나선 한경혜 서울대 교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삶의 질 악화에는 자녀에 대한 투자비용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본적인 자녀 교육이 부모의 책임이지만, 그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한국의 가족문화나 시각이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