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교 장애인용 시설 설치 수준 ‘미흡’

2013-05-02 09:42
승강기, 화장실, 점자블록 등 당초 예상 밑돌아<br/>서울시교육청 시설예산 전년대비 35% 수준 줄어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서울 초·중·고교 건물 장애인용 시설 설치 상태가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시내 초·중·고교 1300개교 건물 2561개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조사한 결과 장애인용 승강기가 설치된 건물은 1086개로 전체 42.4%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건물마다 장애인용 승강기를 1개 이상 설치한다는 당초 계획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이유는 시설예산이 작년의 35% 수준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추가경정예산에 장애인용 승강기 설치를 위한 비용을 넣을 방침이지만, 그래도 역부족일 것 같아 계획을 변경해야 할 처지”라고 했다.

시각장애 학생을 위한 점자블록 31.8%이나 유도·안내설비 설치율 역시 각각 31.8%와 19.8%로 더욱 초라했다.

화장실의 경우 장애인용 대변기는 107.9%로 잘 갖춰진 편이지만, 소변기 설치율은 53.9%로 대조를 이뤘다. 소변기 설치에 대한 인식 부족 탓이다.

그나마 학교 출입구의 장애인용 접근로나 장애인 전용 주차장, 장애인용 복도 손잡이 등 설치율은 60∼70%로 양호했다.

정부가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시행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행실태를 모니터링한 결과 전국 학교 편의시설 설치율은 초등학교 43%, 중학교 41%, 고등학교 46.2%로 절반 이하를 밑돌았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문희 사무차장은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문제는 장애인차별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면서 “편의시설이 있는 학교도 전 층에 고루 설치되지 못해 장애학생은 같은 층에서만 수업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장애학생이 차별받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