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지수, 한국형 모형 반영해야”

2013-04-30 11:16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창조경제지수가 한국형 창조경제모형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KISDI STAT 리포트 최근호의 ‘한국형 창조경제지수의 필요성과 개발방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제안했다고 30일 밝혔다.

보고서는 기존 대표적인 창조경제관련 지수들을 소개하고 지수들이 지닌 문제점을 지적하며 한국형 창조경제지수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창조경제를 반영하는 다양한 지표를 선정하고 이를 종합해 지수화한 창조경제지수는 정책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정책을 보완.수정하는 정책환류체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정량적 판단기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고서는 창조경제와 관련한 지수들 중 대표적으로 R. 플로리다의 국제창조지수(2011), 홍콩정부의 창조지수, 창조산출물지수, 현대경제연구원(2013)의 창조경제역량지수, 동아·베인 창조경제 지수의 접근방법과 주요 결과를 소개했다.

김민철 방송미디어연구실 ICT통계센터장은 주요 창조경제지수들은 창조경제의 측정을 통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하면서 관련 논의를 활성화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온 것이 사실이라며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관용성 지표와 같이 경제적 성과와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지표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의 2011년 국제비교 결과를 살펴보면 관용도에서 우리나라는 82개국 중 62위, 일본은 61위, 이스라엘은 66위를 차지해 종합순위가 각각 27위, 30위, 24위로 크게 낮아졌다.

창조성과 관련해 문화적, 사회적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동성애자의 비율, 인종적 다양성을 활용하지만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고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표간 상관관계의 검증이나 불필요한 중복의 제거를 위한 체계적인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제비교를 수행하면서도 토플 영어구술시험 성적을 지표에 포함시키는 등 특정국가나 지역 중심의 창조경제의 틀이 지표에 드러나 중립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영국 등 문화적 전통과 유산이 강한 국가에서 이를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강조해온 창조산업, 혹은 문화산업의 중요성이 지수에 과도하게 반영돼 있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보고서는 최근 영국이 문화, 예술분야를 창조산업분류에서 축소하고 상대적으로 ICT분야를 강조하는 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저량변수에 지나치게 집중해 창조성의 발현에 있어서 중요한 관계적 측면이나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이 부각되지 않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대학, 연구소와 같은 제도권의 지적집단뿐만 아니라 산업클러스터나 산학연네트워크, 다양한 인적네트워크도 중요하고 이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를 충분히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비교 결과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랭킹을 올려 다른 국가와 비슷하게 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것도 의문시 된다는 지적이다.

상위 국가들을 따라잡겠다고 경제모형을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현대경제연구원 비교결과 스위스가 1위로 플로리다(2011)의 결과에서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대상 국가들만 뽑아서 순위를 매기면 13위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순위의 안정성이 지수별로 큰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이를 바탕으로 추종모형을 찾는 것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한국의 창조경제지수는 결국 한국형 창조경제모형을 반영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창업생태계, 독일의 히든챔피언, 영국의 예술문화 창조산업 등 각국 별로 창조동력으로 강조되는 내용이 다른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그동안 강점을 보여 온 ICT를 중심으로 여기에 창조성을 결합한 신규서비스와 신산업을 확산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이의 구현에 적합한 지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수의 목적에 맞는 신중한 지표를 선정해야 하며 근거가 합리적이며 타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국제비교 그 자체를 목적으로 국제비교가 손쉬운 거시적 변수들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창조경제가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실질적인 것이라면 정밀한 창조경제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국민과 창업기업 혹은 중소기업 대상 설문조사나 패널조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창조경제가 지향하는 구체적인 성과를 지표화해 설문조사에 담아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수를 산출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규 창업기업들을 추적 조사해 창업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피고 창업기업들을 통한 고용의 증가와 고용의 질의 변화를 지수화해 창업기업과 관련한 정부정책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국제비교가 필요하다면 우리나라가 주도해 동일한 설문을 해외 주요국을 대상으로 실시해 비교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