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회장단, 국세청장에 “일감몰아주기 소급과세 지양해달라”

2013-04-25 09:27

: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과 김덕중 국세청장이 간담회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김덕중 국세청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김동구 대구상의 회장, 신박제 (주)NXP반도체 회장, 백남홍 하광상의 회장, 이희평 충남북부상의 회장) [사진제공=대한상의]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대한상의 회장단이 김덕중 국세청장을 만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소급과세 지양을 비롯해 세제와 관련한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상의 회장단은 2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상의회장단-국세청장 간담회’를 통해 김덕중 국세청장을 만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소급과세 지양 △설비투자기업에 대한 부가가치세 조기환급 기간 단축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 고지납부 전환 등을 건의했다.

손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국세청은 4년 주기의 대기업 정기 세무조사를 지난해부터 5년으로 연장하는 것은 물론 성실납세협약을 체결한 기업들이 협약내용을 충실히 이행하는 경우 정기 세무조사를 면제해 주기도 했다”며 “납세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국세행정은 기업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기업인들은 경제가 침체되어 있는 가운데 세원 발굴 과정에서 국내외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무리한 과세나 과도한 세무조사로 인해 기업 의욕이 저하되고 대다수의 성실한 기업이 피해 입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백남홍 하광상의 회장은 “최근 감사원이 2004년부터 2011년까지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증여세 소급과세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기업인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2011년말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제도 도입 당시 2012년 1월 1일 이후 거래부터 적용하겠다고 법에 명시한만큼 소급과세 논란에 따른 기업인들의 우려가 하루 속히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설비투자기업에 대한 세정지원에 대해서는 김동구 대구상의 회장이 “일반적으로 부가가치세 환급은 30일 내 이루어지고 있지만 설비투자의 경우 거액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이 발생되는 점을 감안해 15일 이내 조기환급을 해주고 있다”며 “다만 국세청에서는 작년 하반기부터 영세중소기업에 대해 조기환급기간을 현행 15일 이내보다 더 단축해주고 있는데, 이러한 혜택을 전 기업에게로 확대한다면 설비투자로 인한 자금부담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건의했다.

이용배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납부 방식에 대해 의견을 냈다.

이 부사장은 “현행법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신고납부 기한이 올해 7월 처음 도래하는데, 규정이 너무 복잡해서 납세자가 정확한 과세 소득을 계산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종부세가 2008년부터 고지납부 방식으로 전환되어 납세자 불편이 많이 줄어든 것처럼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도 고지납부 방식으로 전환되어 기업 부담이 덜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영안 태영상선 사장은 “운송업이나 무역업 등 해외 영업망을 폭넓게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해외금융계좌가 수백 개에 달하다 보니 신고를 위해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며 해외금융계좌 신고에 대한 부담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은 “현재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기업에 대한 조사 강도가 예년과는 다른 것 같다”며 “기업들은 지하경제 양성화가 자칫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로 이어져 경영에 부담을 줄까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청장은 이에 “지하경제 양성화는 공정과세를 통해 조세정의를 확립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며 “세부담을 고의적·조직적으로 회피하는 탈세행위 등 제한된 분야에만 한정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국세청 세수의 대부분은 기업 등의 자진신고 납부라면서 기업이 잘 되어야 세수증대도 될 것”이라며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정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또 내달 중에 각 지방국세청에 ‘중소기업 가업승계 세정지원팀’을 설치해 중소기업 가업승계의 편의를 돕고, 해외 진출 기업에 대해서도 APA(정상가격 산출방법 사전승인 제도) 처리 기간 단축 및 국세청장 회의 등 협력외교를 통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과 김덕중 국세청장을 비롯해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이상훈 삼성전자(주) 사장, 변용희 STX(주) 사장,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김동구 대구상의 회장, 백남홍 하광상의 회장 등 30여명의 대·중소 기업인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