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부동산 대책 '약발' 받았다… 매매·분양시장에 '훈풍'

2013-04-23 17:01
신규주택 양도세 감면 기준 강화로 중대형 분양시장은 '썰렁'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정부의 '4·1 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서울·수도권 부동산시장에 먹혀들고 있다. 정부 대책의 후속 조치가 마무리되면서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던 일부 수요자들이 계약에 나서면서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상임위에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올 연말까지 신규·미분양 주택 및 1주택자의 기존주택 구입시 향후 5년간 시세 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전액 감면받을 수 있게 됐다. 또 1일부터 6억원 이하 생애최초주택 구입시 취득세도 면제된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일주일 새 호가 3000만원 올라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매매시장이다. 집주인들은 호가(부르는 값)를 1주일 새 3000만원 가량 올리는가 하면 급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시세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4·1 대책의 대표적 수혜 단지로 꼽히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이달 들어 전용 41㎡형이 5일과 10일에 각각 6억7500만원, 6억6500만원에 팔렸다. 그러나 정치권의 양도세 면제 기준 합의 이후 현재 이 아파트의 시세는 7억원에 이른다.

인근 서울공인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적용 시점을 두고 관망세를 보였던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계약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대책 발표 전 9억6000만~9억8000만원 선이던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2㎡도 주말 들어 10억~10억2000만원으로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크게 올랐다.

이 아파트는 등기부등본 상으로는 전용면적이 110㎡로 표기돼 있지만 건축물대장에 나와있는 실제 면적은 82㎡로 양도세 감면 대상에 포함된다.

인근 잠실박사공인 관계자는 "잠실주공 5단지는 초역세권인데다 50층 높이의 초고층 단지로 재건축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분양시장은 중소형·중대형 간 '온도 차'

반면 분양시장은 중소형과 중대형 간의 온도 차가 극명하다.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6억원 이하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의 분양 단지에는 관련 문의가 급증하며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달 말 분양 예정인 별내신도시 A2-1블록 '별내 2차 아이파크'(전용 72~84㎡·1083가구)는 전 주택형이 전용면적 85㎡ 이하로 구성돼 이번 4·1 대책의 최대 수혜 단지로 꼽힌다.

심재병 현대산업개발 마케팅부장은 "분양을 앞두고 양도세 감면 및 생애최초주택 구입과 관련된 혜택에 대해 수요자들의 문의전화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세종시 분양시장도 알짜 물량이 쏟아지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동아건설이 1-1생활권 L6블록에 공급하는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는 24일 1·2순위 청약을 앞두고 있다.

신동아건설 류상기 분양마케팅팀장은 "4·1 대책이 예상보다 빨리 국회를 통과하면서 양도세 혜택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혔다"고 말했다.

반면 6억원 이상 중대형 단지들은 분양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4·1 대책의 국회 처리 과정에서 기준 변경으로 인해 양도세 감면 수혜 단지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분양시장 최대 '블루칩'으로 꼽히는 위례신도시는 분양물량 대부분이 85㎡ 초과 중대형인 데다 분양가도 6억원이 넘는다.

다음달 분양을 앞두고 있는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혜택 기준이 오락가락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지만 위례신도시는 기본적으로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일 것이라 보고 있어서 관련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에서는 다음달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전용 95~101㎡·970가구)를 시작으로 올 상반기에 '위례힐스테이트'(전용 99~110㎡·621가구)와 '위례신도시 래미안'(전용 101~125㎡·410가구) 등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박창민 주택협회 회장은 지난 22일 간담회에서 "정책기준 변경으로 신뢰도가 낮아지고 거래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