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재벌 리카싱 파업 앞에 ‘속수무책’

2013-04-18 14:32
산하 화물터미널 3주째 파업중…청쿵 본사 수백명 몰려와 시위

[홍콩=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홍콩 재벌 리카싱(李嘉誠)이 이끄는 청쿵(長江)그룹 산하 화물 부두사업장 파업이 3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사태가 호전되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 1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청쿵그룹 계열사인 홍콩국제터미널(HIT)에서 운영하는 콰이칭(葵靑) 화물터미널 노동자 수백 명이 17일 홍콩 시내 청쿵그룹 본사 빌딩 앞에 몰려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HIT의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은 이들 노동자들은 지난 10년간 임금이 동결됐다며 23%의 임금인상을 요구했으나 해당 고용주가 7%의 임금인상안을 고수하자 이에 격분해 리카싱 회장과의 직접 담판을 요구하며 빌딩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화물노조 대표 웡유러이는 “업체 측의 임금인상폭에 노동자들이 ‘극도로 실망’했다”며 “임금인상이 협의에 도달할 때까지 노동자 100명은 이곳에 남아 파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HIT는 17일 대변인을 통해 "현재 하청업체의 임금인상안을 적극 검토 중인만큼 근로자들이 마음을 진정시키길 바란다”며 “본사까지 찾아와 시위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업으로 선주들이 홍콩 대신 인근 선전(深圳) 등으로 배를 돌리면서 HIT의 손실도 막대한 상황이다. 앞서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파업으로 HIT가 운영하는 5개 터미널의 물동량이 40∼50% 감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HIT는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일터로 점점 일터로 복귀하고 있다며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4월5일 하루 500만 홍콩달러(약 7억1000만원)에서 현재 240만 홍콩달러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은 올해로 15년째 줄곧 포브스 중문판이 꼽은 중화권 최대 부자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총 자산 310억 달러로 그의 뛰어난 투자수완에 홍콩 매체들은 그를 '수퍼맨'으로 부를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