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2위 스콧, 12회 도전끝에 메이저 품었다(종합)

2013-04-15 15:13
연장 두번째 홀에서 천금같은 버디…교포 존 허,내년 출전권 확보

애덤 스콧이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고 환호하고 있다. 스콧은 이 버디를 발판으로 연장에 들어간 후 우승했다.

[오거스타(미 조지아주)=김경수 기자] 마스터스 최종라운드가 열린 1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는 비가 내렸다. 선수도, 갤러리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우승권에서 멀어진 가운데 애덤 스콧(32·호주)과 앙헬 카브레라(43·아르헨티나)가 17번홀까지 8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달렸다. 앞서 플레이하던 스콧이 먼저 18번홀(파4)에서 5m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하고 환호성을 울렸다. 그러나 스콧은 스코어카드를 내려는 순간 또한번의 함성을 들었다. 챔피언조로 플레이하던 카브레라가 마지막 홀에서 어프로치샷을 홀옆 90㎝에 붙인 후 버디를 잡은 것이다. 합계 9언더파 279타로 공동선두가 된 두 선수는 18번홀에서 열린 연장 첫번째 홀 경기에서 파를 잡고 10번홀(파4)로 넘어갔다.

굵은 빗줄기속에서도 두 선수는 우승후보답게 4∼5m의 버디 기회를 맞았다. 카브레라가 먼저 퍼트한 볼은 홀을 살짝 비켜갔다. 파에 그친 카브레라가 아쉬움을 삭이기도 전에 스콧의 롱퍼터를 떠난 볼은 4m를 굴러 홀로 빨려들어갔다.

2000년 프로가 된 후 이 대회 12번째 도전만에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안는 순간이었다. 또 1934년 이 대회가 창설된 이래 처음으로 호주 선수에게 그린 재킷을 걸치게 한 천금같은 버디였다. 스콧은 “호주 선수들은 모든 점에서 최고”라며 “내가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하는 운명이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고 말했다.

스콧은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가졌으면서도 메이저대회 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았다. 2011년 이 대회에서는 같은 나라의 제이슨 데이와 함께 공동 2위를 했고,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는 다잡았던 우승을 어니 엘스(남아공)에게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자신은 물론 고국의 ‘한’을 풀었다. 그는 호주 골프의 상징인 그레그 노먼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 대회에서 세 차례(1986,1987,1996년)나 2위에 머무른 노먼은 후배들을 격려해주었다. 3라운드 직후에도 “올해는 호주선수가 우승한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미국PGA투어 9승째를 거둔 스콧은 세계랭킹도 지난주 7위에서 5위권으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제이슨 데이, 마크 레시먼과 함께 호주골프의 영광을 되살릴 트리오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대회 상위 다섯 명 가운데 세 명이 호주선수다.

데이는 최종일 선두권을 오르락내리락한 끝에 합게 7언더파 281타로 3위를 차지했다. 한국프로골프 18홀 최소타수(61타) 타이기록 보유자인 레시먼은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우즈와 함께 공동 4위를 기록했다.

2009년 이 대회 우승에 이어 두 번째 그린 재킷을 노린 카브레라는 연장전에 앞선 정규라운드 13번홀(파5)에서 보기를 한 것이 아까웠다. 라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2온을 노린 샷이 그린앞 개울에 빠지면서 승리의 여신은 그를 비켜가고 말았다.

우즈는 선두권과 4타차의 공동 4위를 차지했다. 2008년 US오픈에서 메이저대회 14승을 달성한 후 근 5년째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2라운드 15번홀(파5)에서 웨지샷이 깃대를 맞고 물로 들어갔다. 그 바람에 보기를 했고, 드롭 잘못으로 2벌타를 받았다. 시즌 3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달려온 우즈는 평생 이 대회를 잊지 못할 듯하다.

4명의 한국(계) 선수 가운데 존 허(23)가 공동 11위로 최고성적을 냈다. 지난해 미국PGA투어 신인왕 출신으로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존 허는 최종일 이글 1개, 버디 6개,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로 4언더파를 솎아내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존 허는 내년 이 대회 자동출전권을 획득했다.

14세 아마추어 골퍼 관톈랑(중국)은 12오버파 300타로 공동 58위를 기록했다. 대회 최연소 커트통과 기록을 세운 중국의 관톈랑(14)은 공동 58위로 ‘로 아마추어’ 상을 받았다.

◆최종 순위
※파:72, *는 연장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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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선수 스코어(1∼4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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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덤 스콧* -9 279(69·72·69·69)
2 앙헬 카브레라 “ ” (71·69·69·70)
3 제이슨 데이 -7 281(70·68·73·70)
4 타이거 우즈 -5 283(70·73·70·70)
“ 마크 레시먼 ” “ (66·73·72·72)
6 토르뵈른 올레센 -4 284(78·70·68·68)
” 브랜트 스네데커 “ ” (70·70·69·75)
8.세르히오 가르시아 -3 285(66·76·73·70)
“ 리 웨스트우드 ” “ (70·71·73·71)
” 매트 쿠차 “ ” (68·75·69·73)
11 존 허 -2 286(70·77·71·68)
25 로리 매킬로이 +2 290(72·70·79·69)
46 최경주 +5 293(70·71·77·75)
50 버바 왓슨 +7 295(75·73·70·77)
54 필 미켈슨 +9 297(71·76·77·73)
58 관톈랑(아마) +12 300(73·75·77·75)
59 케빈 나 +13 301(70·76·7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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