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6명 "남 일 해주다 내 일 못 해"
2013-04-11 09:24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중견기업에 다니는 A대리는 거래처 일정을 맞추기 위해 몇 일째 야근 중이다. 그런데 갑자기 옆 부서 팀장이 사장님의 급한 지시라며 업무협조를 요청했다. 막무가내로 들이미는 통에 일단 자신의 일은 잠시 미루고 다른 부서 일을 시작했다. 아무래도 거래처에 일정 조율을 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타 부서의 요청 업무 때문에 정작 자신의 업무에는 차질이 생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취업포털 사람인(대표 이정근)이 직장인 827명을 대상으로 ‘타 부서 업무 요청으로 자신의 업무에 차질이 생긴 경험’을 조사한 결과, 59.1%가 ‘있다’라고 답했다.
차질이 생긴 빈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1주일에 1~2번’이 46.6%로 가장 많았고, ‘한 달에 1~2번’(23.1%), ‘매일’(18.6%), ‘2주일에 1~2번’(11.7%) 순이었다.
실제로 타 부서로부터 업무 협조 요청은 하루 평균 2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청이 들어오면 ‘자신의 업무 등 가능 여부’(43.8%), ‘일의 중요도’(35.9%), ‘요청한 사람의 직위’(9.3%) 등을 고려해 결정하고 있었다. 요청을 받은 후에는 ‘바로 승낙하는 편’(85.5%)이라는 응답이 ‘일단 거절하는 편’(14.5%)보다 6배 가량 많았다.
업무 요청을 거절하고 싶을 때를 묻는 질문에는 ‘자신의 일까지 떠넘기는 것 같을 때’(59.3%,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계속해서 ‘당연한 일처럼 지시할 때’(53.6%), ‘퇴근시간이 다되어서 요청할 때’(49.8%), ‘다짜고짜 자기 용건만 말할 때’(40.7%), ‘바쁘다고 처리 시한을 급하게 잡을 때’(39.1%), ‘자신의 것을 우선순위로 요청할 때’(31.8%), ‘상사의 지시라며 무조건 요청할 때’(26.6%) 등이 이어졌다.
반면, 기분 좋게 해주게 될 때로는 ‘지시가 아닌 정중하게 요청할 때’(59.1%,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협조가 필요한 이유를 명확히 알려줄 때’(50.5%), ‘필요한 것만 체계적으로 요청할 때’(45.3%), ‘처리 시한의 여유를 두고 요청할 때’(34.2%), ‘정리된 문서 등 공식적으로 요청할 때’(22.7%) 등이 있었다.
한편, 응답자의 88.1%는 재직 중인 회사에서 부서간 비협조로 인해 일이 진척되지 않는 것을 본 경험이 있었다.
부서 간 업무 협조가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는 ‘업무 협조 중요성에 대한 내부적 합의’(61.1%,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사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59.9%), ‘부서간 편 가르기 문화 철폐’(41.2%), ‘인트라넷 등 시스템 구축’(19.8%)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