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코앞…기준금리 인하할까
2013-04-10 16:32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 회의가 11일 열린다.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 엔저와 북한리스크 등 대내외여건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저금리에 대한 우려 등 한은이 최근에 보였던 인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고려해 동결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대비 0.01%포인트 떨어진 연 2.48%로 마감했다. 5년물 역시 0.01%포인트 하락한 2.58%로 기준금리 수준을 밑돌았다. 10년물은 2.79%로 전일과 변동이 없었다.
단기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것은 이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현 기준금리 수준은 연 2.75%. 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를 0.25%포인트에서 최고 0.50%포인트까지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심리에는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가 작용했다. 현재 정부는 4월말 의결을 목표로 한 17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여기에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과 더불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잇따라 한은의 금리 인하를 종용하는 발언을 하면서 한은의 독립성 침해 논란까지 빚었다.
이에 정부는 당분간 금통위에서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기재부 차관이 금통위에 참석해 정부의 입장이나 경기 인식 등을 전달해 왔던 것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금리 결정에 따르는 한은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 현상의 가속화, 북한 리스크 등의 변수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해소 차원에서라도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외 투자은행인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RBS, 골드만삭스 등은 정부의 경기부양 조치들이 시행될 것을 감안해 정책 공조 차원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보수적이었던 한은의 스탠스를 돌아봤을 때 동결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통위가 열리는 11일,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한 수정치도 함께 발표한다. 올 1월 한은은 당초 3.2%던 경제성장률을 2.8%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당시 기준금리는 동결이었다. 김 총재는 당시 ‘성장세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각이 변함이 없다면 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 금통위는 올해 들어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해왔다. 이를 감안하면 경제성장률 전망치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대신 한은이 총액한도대출의 한도를 대폭 확대하는 등 다른 방식을 찾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총액한도대출의 확대와 개선이 언급된 바 있다.
모건스탠리와 HSBC 등은 금리인하 시 원화강세 및 중기적인 인플레이션 위험, 최근 경기회복 조짐 및 북한 리스크에 따른 일시 관망의 필요성 등을 꼽으며 동결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