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베스트코, 대중소기업 상생 지표 만드나?
2013-04-10 15:23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식품 대기업 대상그룹이 골목상권과 상생의 물꼬를 텄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평행선을 그리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양측에 새로운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역 골목상인과 마찰을 겪어오던 대상그룹의 식자재유통 계열사 대상베스트코는 최근 수원 지역 상인들과 성공리에 협상을 마치고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 업계는 이번 협상이 대기업과 골목상권의 새로운 '상생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상베스트코는 원주·대구에 이어 지난 5일 수원지역에서 중소식자재상인회와 상생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수원점은 베스트코 측이 서울과 수도권 일대의 외식프랜차이즈 음식점에 납품을 하는 과정에서 추가 배송의 어려움, 식자재 신선도 저하 등의 난제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5월 수원 지역 외곽에 사업장을 개설했다. 하지만 지역 중소 유통상인들이 골목상권 침해를 이유로 반발해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 신청을 내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이 후 양측은 수 차례 자율회의를 열고 입장 차이를 줄이는 노력 등을 통해 결국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이번 협상문에는 ▲ 대상베스트코의 지역 홍보활동 제한 ▲ 경기 남부지역 진출시 중소형 식당 진출 자제 ▲ 시장 가격 준수 등 지역 상인들이 오랫동안 요구했던 협상 조건들이 대폭 담겼다.
대상베스트코는 지난해 4월 원주식자재 유통사업협동조합과의 합의를 시작으로 고양·강릉·대구 지역 상인들과 합의안을 도출했다. 전주·김제·부산·청주 지역에서도 지역 상인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전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대중소업 간의 사업조정 갈등과 관련, 자율 회의를 통한 타결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아울러 범정부 차원에서 고심 중인 경제발전과 상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꺼번에 잡을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 대상베스트코 관계자는 "영세 식당 자영업자들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회사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은 물론 지역 상인들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거대 자본을 앞세운 외국계 유통 기업의 국내 시장 잠식을 막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골목상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