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학원 "신종 AI 바이러스는 '한중 혼혈'”
2013-04-09 15:08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중국 과학기술계 최고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중국과학원에서 ‘H7N9’ 신종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한국과 중국 양국 조류간 유전자 교배의 산물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중국 차이신왕(財新網) 8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병원미생물 및 면역학 중점실험실은 이날 연구 조사 결과를 발표해 H7N9 신종 AI 바이러스 인자의 교배가 창장(長江) 삼각주 지역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한국에서 날아온 철새의 조류 유전자가 중국 창장삼각주 지역내 조류에 내재된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결합하면서 ‘H7N9’이라는 신종 AI 바이러스가 탄생한 것으로 추측했다. 중국 정부나 학계가 이번 신종 H7N9 AI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한국과의 연관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수웨룽(舒躍龍) 부소장도 “H7N9 바이러스는 그동안 누구도 본 적인 없는 것으로 전파력이나 전염성에 대해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신종 AI 바이러스가 H9N2 등 다른 바이러스와 유전자 결합을 통해 생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과의 연관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과학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현재 중국 농업부에서도 이번 신종 AI 바이러스가 철새를 통해 외부에서 유입됐을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H7N9 바이러스가 기존 검출 사례 이외에 좀 더 넓게 퍼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또 신종 AI 사태 발발 이후 운영하고 있는 ‘H7N9 AI 방지업무 영도소조’를 응급 대책기구로 강화 운영하며 신종 AI에 신속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및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직접 H7N9 신종 인플루엔자 방역에 전방위적으로 대처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한 가운데 7일 류옌둥(劉延東) 부총리도 중국 질명예방통제센터를 찾아 신종 AI 방역작업을 총지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시와 난징(南京)시, 상하이(上海)시 등 중국 각 지방정부에서도 시내에서 닭·오리 등 가금류 거래를 잠정 중단하고 H7N9 바이러스가 검출된 시장 내 가금류를 긴급 살처분하는 등 신종 AI 감염 확산 방지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대륙 관광객이 주를 이루는 마카오도 공항 입국장내 중국 대륙 관광객에 대한 체온 측정을 실시하는 한편 카지노장에서도 실내 방역 작업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홍콩도 섬내 생가금류 시장 위생 방역 작업을 철저히 하고 입국자 검역을 강화하는 등 신종 AI 바이러스가 홍콩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도 검역 인원을 늘리고 중국에서 들어오는 여행객들의 건강상태를 더 꼼꼼히 확인하는 등 검역을 강화했다.
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중국내 신종 AI 사망자는 모두 7명으로 확인됐으며, 장쑤성에서 85세 남성과 25세 여성의 감염이 추가로 확진돼 중국 내 신종 AI 총 감염자 수는 8일 오후 6시 기준 24명(상하이 11명, 장쑤 8명, 저장 3명, 안후이 2명)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