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용산개발'..대규모 손실 불가피, 코레일 운명은?
2013-04-08 18:57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무산되면서 코레일 등 참여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됐다. 코레일은 8일 서울 중구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13명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용산 개발을 청산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9일 시행사인 드림허브에 토지반환대금 2조4000억원 중 5400억원을 반납하고 22일 토지매매계약 해제, 29일 사업계약 해지를 통지할 계획이다.
이제까지 용산사업이 조달한 자금은 31조원 가운데 4조208억원으로 추산된다. 초기 출자금 1조원과 1차 전환사채(CB) 1500억원, 토지에 대한 코레일 보증으로 조달한 2조4167억원, 코레일 랜드마크 계약금 4161억원 등이다.
지출금은 토지대금 2조9271억원과 연체이자 1200억원 등 총 3조471억원으로 모두 코레일에 지급됐다. 현재까지의 매몰비용은 9737억원이다. 토지매입 세금과 취득세 등 부대비용(3037억원), 자본시장 금융조달비용(3409억원), 기본설계비(1060억원) 등에 7506억원이 들어갔고 나머지 1195억원은 용역비, 홍보비, 운영비 등에 쓰였다.
용산개발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회사(PFV)에는 모두 30개 출자사들이 총 1조원의 금액을 초기 출자금으로 투자했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 등 17개 건설투자사(CI)들이 시행사 드림허브에 초기 출자한 금액은 2000억원으로, 용산사업이 결국 파산으로 가면 모두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출자액은 삼성물산이 640억원으로 가장 많고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 금호산업이 200억원씩이다.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SK건설 등 건설사는 각각 120억원, 한양도 100억원을 출자했다. 태영건설, 두산건설, 남광토건 반도건설, 유진기업, 계룡건설, 삼환기업, 삼성에버랜드, 우미건설 등은 투자액이 20억∼40억원씩이다.
또 토염오염정화공사 컨소시엄(JV)에 참여한 삼성물산, SK건설, GS건설, 롯데건설, 삼성ENG 등 건설사들은 공사대금 2905억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용산사업에 참여한 KB자산관리 푸르덴셜 삼성생명 우리은행 삼성화재 등 재무적투자자(FI)도 출자액 2365억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출자액은 KB자산이 1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푸르덴셜 770억원, 삼성생명 300억원, 우리은행 200억원, 삼성화재 95억원 등이다.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롯데관광개발(1510억원), 미래에셋맵스(490억원), 삼성SDS(300억원), KT&G(150억원), CJ(100억원), 호텔신라(95억원) 등도 드림허브에만 2645억원을 출자했지만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가운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가 결정된 롯데관광개발은 오는 15일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졌다. 사실상 회사 존립자체가 위험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드림허브의 지분 15.1%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지난해말 기준 자본총계는 개별기준 508억원 수준이다. 출자금 1510억원의 손실처리시 자본전액잠식 상태가 된다. 자본전액잠식 역시 상장폐지 사유다.
코레일도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 코레일이 2007년 드림허브에 매각했던 철도정비창 부지의 가치는 8조원이었으나 현재는 4조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코레일은 애초 토지처분이익을 5조5000억원으로 계산해 총 자본금을 8조8000억원인 만큼 완전자본잠식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용산개발사업 사업파산에 따른 책임을 놓고 코레일과 민간출자사간 대규모 소송전은 피하기 어려워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