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편의점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불공정거래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커지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빼들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중도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은 최대 40% 인하키로 하고, 24시간 영업, 불투명한 담배장려금 정산 등도 검토에 착수했다.

8일 공정위에 따르면 편의점 가맹점주에게 불합리한 편의점 중도해지 위약금 수준이 이달 중으로 최대 40% 인하되는 것으로 계약서상에 명시된다. 또 가맹계약 시 기존 가맹점에서 250m 이내 신규출점 금지 내용도 포함된다.

특히 중도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 외에도 △24시간 영업 △불투명한 담배장려금 정산 △일일송금의무 위반 시 과도한 위약금 등 편의점의 불공정계약 행태를 고치기로 했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돈을 벌기는커녕 빚더미에 올라 편의점 본사만 배불리는 구조적 문제점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A편의점 점주는 한 달 500만원 최저보장이라는 본사의 말만 믿고 편의점을 오픈했지만 진퇴양난에 빠진 격이라고 하소연했다.

2년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지만 손에 쥐는 돈은 100만원 남짓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매출 급감 등 빚만 증가하지만 폐업을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본사와 계약된 중도해지 위약금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중도해지 시 위약금은 통상 5년 계약 유형으로 10개월치 로열티를 본사가 받아왔다. 예컨대 편의점 월매출 3000만원인 가맹점의 경우 1개월치 로열티는 약 290만원이다. 중도해지 시 물어야 할 위약금은 2900만원에 달한다. 따라서 공정위는 가맹점주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6개월치 로열티인 1740만원만 위약금을 물도록 변경했다.

잔여 계약기간이 3년에서 1년일 경우에는 위약금 수준이 4개월치 로열티로 완화된다. 1년 미만은 2개월치 로열티가 적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마련된 모범거래기준의 '250m 이내 신규출점 금지'도 가맹계약서에 명시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편의점 가맹본부는 예상매출액 자료를 서면 제공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중도해지에 따른 위약금 인하는 비지에프리테일(CU·옛 보광훼미리마트)·GS리테일·코리아세븐·바이더웨이·한국미니스톱 등 5개 가맹본부가 협의했다"며 "이달 중 신규계약 외에도 기존 가맹점들의 계약 체결에 적용될 예정으로 24시간 영업, 불투명한 담배장려금 정산 등도 검토에 착수해 올해 상반기 개선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