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 법무팀장 이진수 실장(변리사)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중소기업에 특허 확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허라는 독특한 무기와 특허소송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이를 이용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들이 자주 오해하는 특허권의 성질 중 하나는 기업이 어느 발명에 대하여 특허권을 가지면 다른 제3자가 특허 침해를 주장할 때 자신은 자신의 발명에 대한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안전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는 특허권이 기본적으로 특허 발명의 독점권을 보장하는 것이기는 하나, 그 실질은 제3자가 특허 발명을 마음대로 실시하지 못하게 막는 배제권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어느 발명에 대해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특허 발명에 대해서 제3자가 마음대로 실시할 수 없도록 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일 뿐 제3자가 자신의 실시행위를 절대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제조하고 판매하는 제품에 구현된 발명에 대해 특허권을 획득하게 되면 제3자의 특허 침해 주장에 대해 상대방 특허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하고, 제3자의 공격에 대해 맞공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허권은 특허 발명이 구현된 제품에 대해 제3자의 사업을 중단시킬 수도, 그 매출에 의거해 손해배상을 얻을 수도 있는 권리다.

해외진출을 꿈꾸는 또는 해외진출에 진입한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해외 경쟁 선진사보다 매출면에서 열위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허소송이 벌어졌을 때 중소기업이 상대방 선진 경쟁사를 공격할 특허권이라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러한 매출의 열위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한다.

중소기업들이 자주 오해하는 특허권의 성질 중 다른 하나는 자신의 독특한 발명에 대해서만 특허권을 획득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일 특허 발명을 제3자가 실시할 가능성이나 실시할 이익이 없다면 어렵게 확보한 특허권은 단순히 제3자가 그 특허 발명에 대해 특허권 취득을 저지할 수 있는 근거로 사용되는 것 이외에 유용도가 없다.

전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는 자신만의 독특한 기술을 발명해 특허권을 획득했다면 그 특허 발명이 업계에서 주력기술이 되도록 다양한 후속 전략을 구사하든지, 아니면 그 특허 발명이 기술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탁월하다면 제3자가 그 기술영역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여 자신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

나아가 자신의 독특한 기술에 대한 특허 발명은 업계의 공통기술과 묶일 수 있도록 하거나 개념발명으로 승화시키는 것과 같은 특허 발명 가공작업이 출원 당시부터 검토돼야 한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기업은 이제는 특허권 확보 없이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 특허권 확보에 관하여 어떻게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하고 있느냐는 그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가장 중대한 경영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