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첫 해외순방…역대 지도자의 첫 순방외교

2013-03-22 11:29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 고려한 결과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22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첫 해외순방길에 올랐다. 시 주석이 중국이 전통적으로 중시해 온 러시아와 함께 탄자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 등 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중국 향후 외교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를 첫 방문국으로 택한 것은 중·러 양국 간 에너지 경제투자 협력을 꾀함과 동시에 러시아와 공조해 중국을 포위하는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아프리카 순방은 지금까지 추진해 온 자원 외교 차원으로 해석됐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신징바오(新京報)가 22일 역대 중국 최고 지도자의 취임 후 첫 해외순방을 살펴보며 이것이 가지는 상징적 현실적 의미를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 후진타오의 2008년 방일…‘난춘지려’

지난 2003년 3월 국가주석에 취임한 후진타오는 러시아·카자흐스탄·몽골 3개국을 첫 해외방문국으로 선택하는 한편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도 함께 참석했다.

이에 대해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러시아 연구소소장 펑위쥔은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중국 대외정책 내 러시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중국이 주요 이웃국인 러시아와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대국과 주변국, 개발도상국 등 다자관계를 모두 중시하는 중국 외교정책의 방향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5년 뒤인 2008년 3월 국가주석직에 연임된 후진타오는 이번엔 첫 방문국으로 일본을 택했다.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신사참배 등으로 중·일 관계가 수 년간 냉각기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최고지도자로서 10년만에 방일한 후진타오는 이를 ‘난춘지려(暖春之旅·따뜻한 봄날의 여행)’으로 표현했다.

중국 국제관계학원 양보장 교수는 앞선 2006년 아베 신조 총리가 방중하며 ‘파빙지려(破氷之旅·얼음을 깨는 여행)’를 선보인 데 이은 후진타오의 일본 방문을 물이 흐르면 자연히 도랑을 이룬다는 ‘수도거성(水到渠成)’에 비유하며 이로써 양국이 모두 기대해왔던 중·일 양국 관계발전이 급물살을 탔다고 설명했다.

△장쩌민의 1993년 방미…양국 경색국면 완화

반면 장쩌민은 1993년 3월 국가주석 취임 후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공식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한편 1989년 이후 4년 만에 첫 중미간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그 동안의 경색된 중·미 관계의 경색국면을 해소하는데 주력했다.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센터 주펑 부주임은 “APEC의 새 일원으로서 중국의 개혁개방은 아태지역 경제협력을 촉진했다”며 “장쩌민의 당시 방미는 아태지역의 경제통합에 참여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후 5년 뒤인 1998년 국가주석에 연임된 장쩌민은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중국·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러시아·타지키스탄 5개국 정상과 회담을 가지며 중앙아시아 국가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중국 역대 최고지도자의 취임 후 첫 해외방문에 대해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진찬룽 부원장은 “중국 외교정책이 우선시하는 방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실 SCO연구센터 비서장 천위룽은 “중국 최고지도자의 첫 해외방문국은 일정한 규칙은 없다”며 “주로 양국 간 근본이익과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웃국인 중·러 양국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양국 간 공통분모도 광범위하기 때문에 이번 시진핑이 첫번재 해외방문국으로 러시아를 택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