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 "금리정책, 대외상황도 감안해야"
2013-03-20 10:17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금리 정책을 펼 때 대외 영향도 국내여건과 함께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김 총재는 "미국과 일본, 유로, 영국이 모두 제로금리 수준"이라며 "이들 나라와 양적완화를 하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함께 갈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가 언급한 나라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회계시스템인 SDR(특별인출권)의 통화바스켓에 포함된 국가들이다. SDR은 IMF 회원국이 IMF에서 무담보로 국제유동성을 인출할 수 있는 권리로 미국 달러화와 영국의 파운드화, 프랑스와 독일의 유로, 일본의 엔화 등의 통화시세에 따라 가치를 정한다.
이에 따라 김 총재는 "통화는 국내 성장이나 인플레 등 국내 여건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지만 대외적인 영향도 함께 감안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하는 발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는 "한 나라의 경제를 실험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며 "(기준금리를) 한번 올렸다가 내렸다가 할 수는 없다"고 말해 이 같은 발언을 뒷받침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일본도 양적완화라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대열에 끼게 됐다"며 "이러한 선진경제가 어떻게 흘러갈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총재는 "중앙은행의 경쟁적 관계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면서 "중앙은행 간 협력도 하고 한 발 나아가 공조도 하는, 또 다른 측면에서는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도 하는 그런 관계가 구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미국의 출구전략 조기 시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현지시간으로 19일부터 20일까지 회의를 진행중이다.
그는 “우리시간으로 내일 새벽이 돼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 미국은 최근 경제가 조금 좋아지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내부에서 양적완화와 출구전략을 조기에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양적완화는 빠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에 종료되고 출구전략은 그보다 1년 후쯤 시행할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영선 KDI연구본부장, 곽노선 서강대학교 교수, 박양호 국토연구원장, 이동주 IBK경제연구소장, 전현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정철균 한국고용정보원장 등 6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