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단아' 러우예, '미스터리'로 아시아필름어워드 석권
2013-03-19 10:29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지난 2006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여름 궁전(원제 頤和園)’으로 중국 정국에 ‘이단아’로 찍혔던 러우예(婁燁) 감독이 7년 만에 새 작품 ‘미스터리(원제 浮城謎事)’로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영국 BBC 중문판 19일 보도에 따르면 18일 오후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안필름어워드에서 러우예는 미스터리로 최우수 작품상과 신인상, 각본상 등 3개 부문을 휩쓸었다.
영화 미스터리는 고도 경제성장을 이룬 현대 중국 도시인의 음울한 삶을 그렸다. 러우예는 중국 신흥 부유층 내 보편화된 샤오싼(小三 애첩) 문제를 건드리며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을 이용해 남녀 간 불륜과 치정 음모와 살인을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중국 당국은 이번에도 순순히 영화 미스터리 상영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우 감독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심사 허가를 받는 데에만 5개월이 걸렸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당국에서 남자 주인공이 최후를 맞는 폭력적 장면을 일부 삭제하라고 요구한 것에 반발하며 이 사실을 웨이보 등 언론을 통해 공개했고 결국 당국과의 조율 끝에 폭력적인 장면을 어둡게 처리하는 것으로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우예 감독은 아시안필름어워드 수상 후 AFP 통신을 통해 “이번 영화를 제작하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렇게 수상을 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며 “이는 작품에 대한 인정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러우예 감독은 중국 영화계 반항아로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감독이다. 그는 지난 2006년 톈안먼 사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여름궁전을 중국 당국의 심사 허가를 거치지 않고 칸 영화제에 출품했다. 이로 인해 당국으로부터 5년 간 영화 제작 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