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TV '용산개발사업' 무산 위기

2013-06-18 15:55
AJUTV '용산개발사업' 무산 위기


아주경제 이수연, 이현주, 이명철= 앵커: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개발 사업. 용산 개발사업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습니다. 최근 며칠 새 이 문제 때문에 건설 부동산 업계가 시끄러운데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과 관련에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와 얘기해보겠습니다.

한국형 두바이가 된다는 얘기까지 나왔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었는데, 이 사업이 디폴트를 선언했어요.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통상 용산역세권, 용산개발로 불리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은 공공기관인 코레일이 자신의 땅을 내주고 민간 업체가 개발을 진행하는 공모형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입니다. 용산구 철도 정비창과 서부이촌동을 복합 단지로 개발해 한국형 두바이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총 사업비가 31조원으로 대규모 사업으로 관심이 높았는데요. 최근 만기가 다가온 이자 5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13일 채무불이행을 선언했습니다. 사업 시행사가 최종 부도 위기에 몰려 사업 자체가 무산될 상황입니다.

앵커: 사업비가 31조 원에 달하는 데 52억 원을 못 막아서 위기에 놓였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어떻게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거죠?

기자: 네 사업이 추진되던 2000년대 중반에는 부동산이 호황기였습니다. 용산의 미래가치가 높다보니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업체들이 충분한 준비를 갖추지도 않고 마구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이 문제 발단인데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침체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것입니다. 용산 개발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는 최근 몇 년동안 몇차례나 자금을 조달할 방안을 찾느라 분주했었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미 자금 여건이 한계 상황에 도달해 얼마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었습니다.

앵커: 결국 충분한 리스크 관리를 하지 못한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말이군요. 그래도 사업이 대규모에다가 관심도 커서 후폭풍도 엄청날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서부이촌동입니다. 이곳은 개발구역에 편입되면서 6년여간 재산권이 묶였는데요. 보상도 받지 못하고 사업이 무산되면서 보상을 예상했던 입주민들의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용산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알짜 지역으로 평가받는 곳이어서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부동산정보에 따르면 서부이촌동 아파트 경매물건이 2008년 43건에서 지난해 113건으로 급증했는데, 낙찰가율은 오히려 급락했다고 합니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아파트가 대거 경매로 넘어가고 있지만 제값을 못 받고 있는 셈이죠. 그렇다면 사업에 참여했던 업체들은 어떤가요? 피해가 있을 텐데요?

기자: 당연히 있습니다. 우선 이 사업의 1,2대 주주였던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은 자본잠식까지 우려되고 있고요. 삼성물산을 비롯해 출자를 했던 건설사들도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졌고 수주잔고 감소도 예상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런식으로 허공에 날리게 될 돈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피해 규모가 엄청나군요. 그럼 앞으로 용산 개발은 어떻게 되는 거죠? 이대로 무산되면 안 될 텐데요.

기자: 일단 시행사가 법정관리를 받거나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정부가 지원해서 공영개발로 가는 방법도 있는데 정부가 회의적인 입장이어서 가능성은 적습니다. 다음은 사업이 청산되고 코레일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미 팔았던 땅을 다시 찾아야 하고 서부이촌동 문제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앵커: 이미 한번 쓴맛을 봤는데, 사업이 다시 진행돼도 고민이 많겠어요.

기자: 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번에 사업을 다시 추진하게 되면 원점부터 철저히 재검토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사업성도 다시 검토해야하고 개발계획도 전면 재수정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찌됐든 모두가 고통을 겪는 이번 사태는 피해야하겠죠.

앵커: 이대로 사업을 더 진행했다가는 더욱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큽니다. 용산의 가치는 여전히 충분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원점으로 돌아가 사업을 전면 재수정하고 진행을 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정보는 여기까지고요. 다음 주에 새로운 부동산 정보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