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경기 낙관에 따라 '동결'…다음달 '인하' 가능성 ↑

2013-03-14 15:17

아주경제 이수경·박선미 기자=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다섯달 째 제자리에 묶였다. 국내 경기의 완만한 경기 회복을 낙관하며 일단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좀더 두고보자고 판단한 것이다.

이제 시장은 다음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달은 경제전망 수정치가 발표되는 데다, 정부가 경기 활성화 정책의 구체적 로드맵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금통위가 여기에 발을 맞출 것이란 전망이다.

◆ 금통위 "국내외 경기 회복세 완만…좀더 쉬어가자"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지난해 10월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5개월 연속 동결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한은의 긍정적인 경기 인식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도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국내 경기지표를 살펴보면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다. 소비와 투자, 수출이 모두 부진했다.

1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2.0% 하락했고, 설비투자지수는 6.5% 떨어졌다. 건설기성액은 0.2% 증가했으나 개선세는 완만했다. 산업생산지수 역시 전월보대 0.7% 낮아져 석 달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2월 중 수출은 영업일수 감소 등으로 전년동월보다 8.6% 감소했다.

하지만 금통위는 이날 국내 경기에 대해 “국내 경기는 회복세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의 완만한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외 경기 상황 역시 낮은 수준의 회복 흐름이 보이고 있다. 고용 및 주택시장 개선으로 미국의 경기 상황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중국 역시 수출과 내수가 다소 활기를 띠며 회복세를 지속했다.

금통위는 이날 유로지역의 재정위기, 미국의 재정긴축, 엔화가치 향방 등의 불확실성이 성장의 하방리스크라고 꼽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이 이보다 크다는 의미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등 주변국이 잇따라 금리를 동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외금리 격차가 확대되면 해외 유동성이 들어와 환율 하락을 유도할 가능성이 커 수출에 악재가 된다.

박근혜 정부의 내각 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정책공조 차원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는 시점이 맞지 않은 것도 동결 요인이다.

유엔의 대북제재와 북한의 위협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과 최근의 달러 강세 움직임도 금리 변동을 제한했다.

◆ 정책공조로 경제성장 이끄나…4월 추가인하 가능성 높아

시장은 이제 다음달을 주시하고 있다. 금통위가 다음달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많다.

다음달 기준금리가 발표되는 날 경제전망 수정치도 함께 발표된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전분기 대비 0.4%)보다는 높아질 것”이라며 “현재의 성장 패턴은 그대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의 부진한 경제지표를 감안하면 성장률이 크게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김 총재도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이 2%에는 못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와 국내 민간경제연구소들의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전년동기대비 1.6~2.2%였다.

박기홍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연구위원은 “새 정부의 시스템이 정비되면 4월달에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며 “1분기 성장률이 1%대 머물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석 달 연속 1%대가 이어지는 등 성장세가 저하되면 하반기에 한 차례 더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대외경제 역시 회복속도가 더뎌 한국이 대외경제의 영향으로 경제회복이 나타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추가 인하를 전망했다.

아울러 다음달이면 정부의 내각 구성이 완료되고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기 시작할 때다. 이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경기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정책 공조 차원에서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오석태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상무는 "한은의 특성상 공격적인 통화정책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5월에 0.25%포인트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