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올해 한국 신용등급 안정적, 금융·가계 리스크 해결해야”

2013-03-05 16:24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탐 번(Tom Byrne) 무디스 아시아 국가신용등급 담당 부사장이 올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일 것으라고 평가했으나 금융과 가계부분의 구조적 리스크를 해결해야 하는 정책적과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5일 국제금융센터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탐 번 부사장이 지난달 21일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난해 8월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조정(A1→Aa3) 근거로 △양호한 재정건전성 △높은 경제 회복력 △ 은행부문 대외 취약성 완화 △ 관리 가능한 지정학적 위험 등 제시했다.

탐 번 부사장은 우리나라의 국채발행 여건 등이 같은 등급 국가(Aa3·중국, 벨기에)와 최고 등급 국가(Aaa·캐나다, 호주)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호주, 스웨덴과 유사한 양상이라며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엔화약세, 미국의 예산 자동삭감 조치(시퀘스터) 공공기관 부채, 가계부채 등은 우리나라의 ‘관리 가능한’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엔화 약세는 단기적으로 수출에 부정적이지만 삼성·현대 등의 브랜드와 상품경쟁력으로 장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시퀘스터는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신용등급에 변화를 줄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공공기관 부채 수준은 미국, 멕시코, 브라질 등 29개 국가 중에서 12번째로 높지만, GDP 대비 공공기관 부채비율은 20% 내외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선 경제성장·통화정책 운용을 저해할 수 있지만 (최근의) 증가세 둔화는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탐 번 부사장은 최근의 지정학적 위험(북한의 핵실험 등)은 한국 경제에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며 이미 위험이 국고채 신용등급에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현 신용등급에도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