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안철수, 떠난 김종훈… 테마주 '희비' 엇갈려

2013-03-05 08:09
안랩 등 安테마 줄줄이 상한가<br/>김종훈 테마주는 하한가 마감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4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 예정이라는 소식에 '안철수 테마주'가 급등했다. 반면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관련주는 김 후보자의 돌연 사퇴 표명으로 하한가로 추락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는 안랩·다믈멀티미디어·오픈베이스·미래산업·케이씨피드·한국정보공학·매커스·링네트는 장 초반부터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며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했다. 잘만테크와 노루페인트 등 다른 안철수 테마주도 10% 이상 뛰었다.

안랩 출신의 송태종 전 써니전자 대표이사가 코미팜으로 옮기면서 안철수 테마주에 편입된 코미팜도 이날 11.11% 오른 1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들 종목이 들썩인 것은 안철수 전 후보가 오는 4월 24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서울 노원병) 출마로 정치행보를 재개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안 전 후보의 측근인 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후보가 4월 출마를 위해 오는 10일께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테마주는 안 전 후보의 정치 재개설, 신당 창당설 등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송 전 대표의 이직으로 안철수 테마에서 탈락하는 듯했던 써니전자도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써니전자의 급반등이 '막판 폭탄 돌리기'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송 전 대표의 갑작스런 사퇴로 보유물량을 정리하지 못한 투기세력이 안철수 이슈로 주가를 띄우는 방법으로 물량을 서서히 정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김종훈 후보자의 사퇴로 관련 테마주는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김 후보자의 처남인 크리스토퍼 정이 대표이사로 있는 키스톤글로벌이 하한가로 직행했으며, 미국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와 관련이 있는 대신정보통신과 모다정보통신도 급락했다.

키스톤글로벌은 김 후보자 테마주로 떠오르며 올 초 2165원에서 지난달 말 3410원으로 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신정보통신도 515원에서 1140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모다정보통신도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와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다면 눈 먼 돈이 쏠린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으로 새 정부 국정 차질을 빚는 상황을 비판하며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접으려 한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정치테마주 투자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 인식을 나타냈다. 정치테마주 대부분이 실적 등 기업 활동의 우수성보다는 특정 인물과의 인맥이나 학맥 등으로 엮인 종목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철수 테마주의 절반 가까이는 계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실한 기업"이라며 "유력 정치인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정치테마주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