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엔저지속에 자동차, 철강 등 우리 주력수출 둔화 조짐"

2013-02-28 13:20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최근 엔저 현상 지속으로 우리 상품의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주력 품목의 수출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사장 오영호, 코트라)가 최근 발간한 '엔저에 따른 수출 경쟁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주요 시장에서 엔저현상으로 우리 상품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짐에 따라 엔저 종합비상대책 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국 등 글로벌시장에서 엔저를 배경으로 일본 완성차메이커가 가격을 인하하거나 판매 인센티브를 늘리는 등의 방법을 강구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엔저 가속으로 해외시장에서 우리 주력 상품의 수출 둔화현상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섬유류, 철강, 자동차, 기계류 등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섬유ㆍ의류 등 소비재분야는 타 업종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 크게 의존하고, 환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중소기업 비중이 큰 탓에 수출업체에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철강의 경우 일본기업들이 엔저 및 철강제품의 국제가격 상승 영향으로 수출 채산성이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의 입지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는 최대시장인 미국의 판매 회복과 맞물려 엔저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1월 일본 3대 메이커의 판매량이 16%나 증가했다. 다만, 일본·한국 모두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에서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어서 엔저의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반기계의 경우 한국산은 일본산에 비해 10-20%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일본은 주요 기업의 해외 수출비중이 80%에 달하고, 생산거점이 일본 국내라는 점에서 엔저로 인한 효과는 보다 커질 전망이다.

정보통신, 가전은 중국 등 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일본상품에 비해 한국산 선호도 및 경쟁력이 크게 앞서고 있다. 조선분야도 일본 조선사들과 달리 해양플랜트, LNG선, 컨테이너선 등으로 특화돼있어 엔저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로는 일본의 경우 섬유,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철강 등이 엔저로 인해 수출 둔화 등 부정적인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중국 또한 철강, 섬유, 일반기계, 석유화학제품의 수출 둔화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며, 동남아 지역도 엔저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유럽의 경우에는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산업분야가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에서는 섬유, 디스플레이와 같이 일본제품 가격인하에 따른 수출 영향을 받는 제품도 있는 반면, 영국ㆍ독일의 일반기계와 같이 경기침체로 수요 둔화가 수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코트라는 엔저에 따른 수출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극복할 수 있도록 “엔저비상종합대책”을 수립해 수출기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사항으로는 △일본 오사카와 나고야에 원가절감을 위한 공동물류센터 거점을 확대하고, △나고야에 자동차부품업체 현지마케팅 밀착지원을 위한 'Korea Auto Parts Park'를 신설 △ITㆍ한류ㆍ부품소재 분야 마케팅을 강화 △공동 R&D 수요 발굴을 확대 △원화강세를 활용한 일본기업 M&A 지원 등을 할 방침이다.

최동석 코트라 시장조사실장은 “엔저로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 저하가 가시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기업은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요구된다”면서 “코트라도 이같은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종합적인 엔저대책을 마련하고 수출기업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