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CTV 술광고 금지 소문에 바이주 주가 폭락
2013-02-28 11:27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중국 국영 중앙(CC)텔레비전 방송국의 바이주(白酒) 광고 금지령 소문이 돌면서 바이주 업계가 타격을 입었다. 최근 환경호르몬 파문과 함께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부패 척결 칼날에 따른 금주령, 거액의 벌금 폭탄에 이은 또 한번의 악재다.
중국 둥팡자오바오(東方朝報) 등 현지 매체 28일 보도에 따르면 27일 중국 인터넷에 ‘CCTV 광고부 관계자가 양회 이후 바이주 광고 방영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이에 대해 CCTV 광고 중개업체나 바이주 기업들은 이와 관련된 통지를 받은 적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답했지만 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날 중국 증시에 상장된 바이주 업종주 30개 중 22개가 일제히 하락하며 전체 바이주 업종주가 평균 1.03% 떨어졌다. 주가 하락세는 인지도가 낮은 중소 바이주 기업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이리터(伊力特) 주가가 4% 가까이 떨어진 것을 비롯해 라오바이간주(老白干酒) 진중쯔주(金種子酒) 등이 3%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새지도부 출범 이후 연일 부패 척결 근검절약을 강조하는 가운데 관련 정책법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마오타이주·우량예 등 바이주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바이주 마케팅 전문가 톄리(鐵犂)는 “올해 바이주 가격이 떨어지고 기업들의 매출액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국면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2년전 2000위안까지 육박했던 53도짜리 페이톈(飛天) 마오타이 도매가격은 현재 1000위안까지 하락하는 등 그 동안 사치품의 일종으로 여겨졌던 값비싼 바이주 가격이 속속 떨어지고 있다.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마오타이와 우량예는 각 유통상에 가격 인하를 막을 것을 요구했으나 결국 가격조작 혐의로 거액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톄 전문가는 “정책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바이주 기업의 성장속도는 여전히 중국 경제성장률을 웃돌 것”이라며 “2~3년 간 바이주 업계 조정기를 거친 후 바이주 기업은 또 향후 10년 간 고속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 중국 당국의 바이주 광고 규제 움직임은 2년 전인 2010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중국 당국은 각 방송국이 매일 방영할 수 있는 바이주 광고 횟수를 12편으로 제한했으며, 특히 저녁 7시부터 9시까지인 황금시간대에는 2편을 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사실상 각 방송국에서 이 같은 광고제한령을 엄격하게 지키지는 않아 각 방송국마다 바이주 광고는 넘쳐났다.
현재 바이주 기업들은 CCTV의 최대 광고주다. 올해 중국 CCTV 황금시간대 광고 입찰에서 바이주 기업의 전체 광고수주액은 45억 위안을 기록하며 CCTV 전체 광고수주액의 32.8%를 차지했다. 심지어 온라인에는 황금시간대 이외 광고까지 포함한다면 바이주 광고가 전체 CCTV 광고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도 떠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