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카드사와 이동통신사간 가맹점 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통신비의 카드 납부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대형가맹점으로 분류된 이통사가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하면서 카드사와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통사 SKT와 이 달말로 가맹점 계약이 종료된다. 재계약을 앞두고 신한카드와 SKT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에 대해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SKT는 최근 수수료율 인상과 관련해 신한카드 측에 “합리적인 수수료율 산정을 위해서는 수수료율 산출근거 제공이 선행돼야 한다”며 “계약종료일 이내 합의가 불가할 경우 양사 간 제휴계약 및 표준약관에 근거해 가맹점 계약종료가 불가피하다”는 공문을 보냈다.

SKT 관계자는 “통신가맹점의 경우 신용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영향을 받지 않고, 밴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는 특수성이 있다”며 “수수료율 산정 과정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을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SKT는 계약기간 내 협상이 완료되지 못하면 신규 가입자에 대해 카드 자동이체를 중단할 예정이다. ‘일정기간 사전고지 후 시행’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드사 역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따른 조치이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도 대부분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하면서 수익이 악화됐기 때문에 서로 양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앞서 이통사들이 카드사의 자동이체 접수 대행을 막았는데 신규 카드 자동이체까지 중단되면 소비자들의 불편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T에서 카드 자동이체로 요금을 내는 고객은 전체 1700만명의 25% 수준인 450여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