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카카오톡 웨이신…美시장 문 두드린다

2013-02-27 15:51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판 카카오톡 웨이신(微信)이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인기에 힘입어 인터넷 업계의 철옹성인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지난 25일 웨이신의 내부 이메일 정보에 따르면 텐센트(騰訊·텅쉰)가 웨이신 미국 유저 관리 등 고객 네트워크 업무를 담당할 미국 사무소를 열 계획이라고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가 26일 보도했다. 지난해에 웨이신은 한국 대표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 지분 13.94%를 4억300만 위안(한화 약 702억원)에 매입해 국내외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웨이신은 인터넷 메신저 QQ로 유명한 중국 포털기업 텐센트가 스마트폰 보급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잠재력을 엿본 뒤 야심차게 내놓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다. 웨이신은 2011년 출시 이후 18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2억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중국 내 1위인 시나웨이보(新浪微博)의 아성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웨이신은 이미 홍콩·대만·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신문은 해외 언론 보도를 인용해 관련 통계에 따르면 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일부 국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앱스토어 SNS부문에서 다운로드 횟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사실 웨이신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출시 이후부터 초석을 닦아 왔다. 2011년 1월 시장에 등장하고 9개월 만에 바로 영문판을 선보인 것이 그 증거다. 지난해 4월에는 웨이신 4.0버전을 내놓으면서 정식 영문서비스 위챗을 야심차게 공개했다. 위챗은 아이폰·안드로이드·윈도우 등 각 스마트폰의 OS를 지원하고 중국어 번체는 물론 영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 등 다국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같은 준비가 있어 미국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웨이신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해 "미국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각종 인터넷 서비스와 관련 기업의 본거지로 다른 국가 인터넷 기업으로서는 어렵고도 중요한 시장"이라며 "웨이신 역시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 진출에 목말랐다"고 소개했다.

한편 "중국 국내 시장과 아시아에서의 성공과 인기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 첫걸음을 뗀 것 자체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고 자평하면서도 "시작은 쉽지만 성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현재 미국 내 웨이신 등록회원 수가 10만명을 넘어섰으나 대부분이 화교나 유학생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웨이신과 비슷한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진국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자국 상품이 아닌 개도국 상품을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어 심리적 장벽 극복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