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삼양그룹 지주 삼양홀딩스가 자회사 삼양제넥스 투자사업부문을 분할합병한 가운데 두 회사가 각각 10% 남짓씩 보유해 온 골프장 운영업체(남서울CC) 경원건설 주식 장부가가 3배 이상 차이를 보여 합병비율 정정 사유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양홀딩스는 경원건설 지분 1만8225주(12.15%)에 대한 장부가를 2012회계연도 3분기 말 1주당 79만2976원씩 모두 144억5200만원으로 계상했다.

이에 비해 삼양제넥스는 같은 시기 경원건설 1만6600주(11.07%) 장부가를 1주당 27만3313원씩 모두 45억3700만원으로 잡았다.

삼양홀딩스 측 1주당 장부가는 삼양제넥스치보다도 190.13%(51만9663원) 높은 것으로 같은 기업집단에 속한 두 회사가 동일 자산 가치를 3배 가까이 차이나도록 평가한 것이다.

두 회사는 자산을 평가한 기준도 달랐다.

삼양홀딩스와 삼양제넥스는 1998년부터 나란히 경원건설 지분을 보유해 온 반면 취득가는 각각 1주당 52만823원, 22만5903원으로 2배 넘게 차이가 났다. 현재 삼양제넥스가 취득가 대비 장부가를 20% 남짓 높인 데 비해 삼양홀딩스는 52% 이상 올렸다.

회계기준상 취득가나 공정가(외부평가), 시장가(상장주식) 가운데 하나를 택해 일관성 있게 자산을 평가하면 되지만 두 회사가 잡은 장부가는 이 가운데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애매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취득가나 공정가로 장부가를 잡은 것 같지 않다"며 "그렇다고 경원건설이 상장돼 있지도 않으니 시장가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홀딩스는 작년 말 삼양제넥스 투자사업부문을 분할합병했으며 당시 넘겨받은 사업부문에는 경원건설, 세븐스프링스, 경방을 비롯한 투자 유가증권이 포함돼 있다.

이런 과정에서 삼양홀딩스는 합병비율 20% 이상 변동을 사유로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당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합병비율을 바꾸면서 애초 1대 0.14에서 1대 0.30으로 2배 이상 높였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경원건설 지분을 취득한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삼양제넥스와 장부가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삼양홀딩스가 당시 주식을 대주주로부터 증여(무상)로 얻은 반면 삼양제넥스는 시세보다 싼 값에 양수했다(돈을 주고 샀다)"고 말했다.

증여로 주식을 받는 바람에 취득가를 '0원'으로 쓸 수 없어 당시 시세를 추산해 계상했다는 게 삼양홀딩스 측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삼양제넥스는 되레 돈을 주고 (시세보다 싸게) 양수했는데도 취득가가 삼양홀딩스보다 낮아졌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