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시장, '중국잔치' 끝나나

2013-02-22 13:56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글로벌 명품시장의 차이나 바람이 한풀 꺾이면서 대대적인 중국 국내시장 개척을 예고했던 명품 브랜드가 계획을 전면수정했다.

지난해 중국 명품시장 성장률이 둔화되자 21일 프랑스 명품유통업체 PPR이 올해 중국 국내에 신규점포를 개설하지 않겠다 선언했다고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가 22일 보도했다. 구찌의 경우 앞서 중국 2-3선 도시 소비잠재력에 주목해 현 21개 매장을 2015년까지 55~60개로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바 있어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루이비통은 구찌보다 한발 먼저인 지난달 31일 중국의 2-3선 시장 신규점포개설을 중단하고 기존 점포의 리모델링, 고급화에 집중하겠다고 선포했다. 영국 명품 버버리, 까르띠에·몽블랑의 모기업인 세계 3대 명품그룹 리슈몽(Richemont)도 중국 시장확대의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밝혔다.

디이차이징은 이처럼 명품브랜드가 앞다투어 중국 시장전략을 급선회한 이유로 지난해 실적악화와 중국인의 해외구매선호를 꼽았다.

“지난해 중국 명품시장에 겨울이 찾아왔다면 올해는 혹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몽블랑 중국지역 루샤오밍(陆晓明) 대표의 말처럼 대다수 명품업체는 올해 중국 시장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 컴퍼니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연평균 30% 이상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아온 중국 명품시장 성장률이 지난해 7%로 크게 둔화됐다.

PPR그룹의 중국시장 매출 증가율은 물론 작년 상반기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실적을 거둔 루이비통의 중국 시장 성장률도 소폭 감소해 실망감을 줬다. 영국 대표 명품브랜드인 버버리는 지난해 1분기 중국이 이끄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매출증가율이 67%에서 16%로 크게 위축됐다고 공식발표했다.

중국 명품고객이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을 선호하는 것도 성장률 둔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베인앤 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명품소비자 중 60%가 해외시장을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부유층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유로화가 평가절하됐기 때문이라고 리슈몽 관계자는 설명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중국 명품가격이 홍콩에 비해서는 45%, 미국과 프랑스와 비교해 각각 51%, 72% 가량 비싸다.

이와 함께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취임 후 중국 명품소비를 이끌던 고위층, 공직자사회에 매서운 사정바람이 불고있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외에 고성장가도를 이탈해 경기둔화의 매운맛을 본 소비자들이 '비싼 것이 좋다'는 단순한 사고에서 벗어나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게된 것도 명품브랜드가 단순양적확장에서 질적 업그레이드로 시장전략을 선회한 이유라고 신문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