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 권하는 은행, 왜 그런가 봤더니..."이유 따로 있었네"

2013-02-19 17:08
시중은행, 방카 판매경쟁 과열…불완전판매 판친다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시중은행들이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자 비이자수익(수수료) 확보에 나섰다.

특히 수수료율이 높은 방카슈랑스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방카슈랑스 판매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면서 불완전판매 등 각종 편법이 난무하고, 금융사고까지 일어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의 방카슈랑스 판매액은 지난해 10조731억원(초입금 기준 월별기준 합산)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판매액 5조454억원에 비해 2배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8월 판매액은 신한은행 4376억원, 우리은행 1949억원, 국민은행 5130억원, 하나은행 2673억원으로 월별 판매액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은행들이 경기침체로 수익이 줄자 소비자들에게 수수료 이익이 높은 방카슈랑스 가입을 독려한 결과다.

은행들은 방카슈랑스 상품을 팔고 보험사로부터 상품이나 보험료 납입 기간, 납입 방식 등에 따라 차등화된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방카슈랑스 수수료는 3~4%다.

이는 0.7~1.5%의 펀드 수수료 수익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따라서 은행입장에서는 펀드를 파는 것보다 방카슈랑스를 파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데 한결 유리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 은행은 보험업법을 어기면서 상품을 파는 데에만 집중해 소비자들이 금전적 피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은행의 영업점 직원은 "방카슈랑스 수수료가 다른 상품보다 훨씬 높아서 해당 부서에서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며 "실적이 좋은 직원들에게 보너스나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는데, 직원 입장에서는 무언의 압박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6개 주요 시중은행들의 방카슈랑스 영업행위를 테마검사한 결과 5개 은행에서 꺾기(대출을 해주는 대신 보험상품에 들게 하는 행위) 등 불완전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상품의 만기 환급금 규모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거나 보험 상품 내용을 고객에게 일부러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편법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신현대 금감원 금융서비스개선 수석검사역은 "한 은행에 대해서는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하라는 조치를 취했고 나머지 은행은 해당 직원들에 대해 조치를 의뢰했다"며 "해당 기관이 은행 내규에 맞게 문책이라든가 주의를 주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를 본 고객에 대해서는 원금보장 범위 내에서 환급 또는 해약을 해 주도록 했다"며 "불완전판매에 대한 검사와 제재를 강화함으로써 불건전 영업관행을 없애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