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폐지 논란...의료 서비스 질 저하 VS 간호조무사 재도약 계기
2013-02-19 06:00
양측 공방 격화..논란 장기화 시 피해는 소비자만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학원만 다니고 경력 쌓아서 간호사가 될 수 있으면 누가 4년제 간호학과 나오려고 하겠어요.(현직간호사)
# 이미 개인병원이나 의원급에서는 조무사들이 간호사 역할을 대신해 온 지 오래 됐습니다. 이번 결정이 간호조무사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재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거에요.(전직 간호조무사)
간호사들과 간호조무사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발단은 지난 14일 보건복지부가 간호인력 체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복지부는 현재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로 이원화 돼 있는 간호인력 체계를 3단계로 개편하는 '간호 인력 개편 방향'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간호인력 일원화를 통해 애매한 업무범위와 부실함이 지적돼 온 간호조무사 교육 등을 강화해 간호 및 의료의 질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개편안에 따르면 간호 인력은 교육과 경력에 따라 간호사-1급 실무간호인력-2급 실무간호인력으로 나뉘게 된다.
간호사는 독립적인 간호업무를 하거나 의사의 지도·감독에 따라 진료보조 업무를 담당한다.
1급 실무간호인력은 간호사, 의사 또는 의사의 위임을 받은 간호사의 지도·감독에 따라 간호보조 또는 진료보조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의원급에서는 독립적 간호업무와 의사의 지도ㆍ감독 하에 진료보조 업무도 담다아게 된다.
2급 실무간호인력 역시 업무 범위는 1급 실무간호인력과 동일하지만 의원급에서는 간호사 또는 1급 실무간호인력의 지도·감독을 받아야 한다.
양측이 대립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일정 기간 이상의 경력만 쌓으면 실무간호인력도 간호사가 될 수 있도록 한 부문 때문이다.
복지부는 2018년부터 일정 경력 이상의 1급 실무간호인력(2급 실무간호인력)은 일정기간 교육을 거쳐 간호사(1급 실무간호인력) 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토록 했다.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간호인력제도 개편방향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개편안이 실제 간호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현 정부들어 간호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간호교육을 4년제로 일원화 하며 30개가 넘는 간호전문대를 4년제로 바꿨는데, 이번 결정은 이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현직 간호사는 "간호사들은 4년 간의 대학과정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현장에서도 그에 걸맞는 업무를 수행 중인데 단순히 경력만 쌓았다고 해서 간호조무사들에게 간호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의료서비스의 질 하락은 물론 국민의 건강권까지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반면 간호조무사들과 협회 측은 이번 결정으로 의료현장에서의 일손 부족현상 해결 및 선진국형 간호인력 배출 체제를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 양측의 공방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개편안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논란이 장기화 될수록 그 피해는 의료서비스 소비자들이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