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선발투수’ 현오석, 그는 누구인가?

2013-02-17 17:15
온건하고 합리적 성품…경기흐름·분석 뛰어나 “국민행복시대 밑거름 되겠다”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성장과 복지 선순환을 통해 중산층을 복원하고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밑거름이 되겠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17일 한국개발연구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행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현 내정자는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막중한 책무를 맡게 돼 어느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여러 부처 국무위원들과 협의하고 국민 설득과 이해의 과정을 통해 이런 조정 과정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저성장 기조의 한국경제를 이끄는 선발투수로 중책을 맡게 됐다. 온건하고 합리적 성품의 관료 출신으로 정평이 나 있는 현 내정자는 KDI 원장을 맡으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경제정책에 대한 자문도 뒷받침 하는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실무형 지도자로 조명됐다.

기획재정부 안팎에서는 현 내정자가 재정부 관료와 친분이 두텁고 리더십이 탁월해 업무처리가 수월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KDI가 재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업무 누수와 혼란도 최소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 조직도 글로벌 이슈 및 서비스산업 발전에 관한 심층 연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편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가열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열풍에 대해서도 경제민주화 논의가 의도한 바와 달리 반 기업 정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현 내정자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향후 경기 흐름은 V자, L자도 아닌 소문자 필기체 b자 형태 끝자락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한 뒤 “이는 경기 회복 속도가 미미한 상승, 정체, 하강 이후 다시 미미한 상승을 반복하는 가운데 어느 정도 조정이 이뤄지면 그때 빠른 속도로 회복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에 대한 낮은 인식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저부담, 저복지가 있고 고부담, 고복지가 있는데 나라 경제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조사 결과 저부담 고복지를 원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다”고 빚 감당 의지가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당시 현 내정자는 복지의 우선 과제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현행 복지제도의 비효율성을 줄이고 새는 돈을 막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내놨다.

또 새로운 복지재원을 만들 때 복지 혜택 우선순위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곤층, 4대 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복지 혜택이 잘 분배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추가적인 복지 수요에 대한 재원 확보 방안으로는 근로자 40%가 혜택을 받고 있는 비과세 감면 혜택 등을 없애고 난 뒤 증세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소신을 보였다.

일자리 측면에서는 박 당선인과 의견이 비슷하다. 국민을 위한 가장 큰 복지를 일자리고 꼽았다. 그는 “기본적으로 일자리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시간이 걸리고 당장은 피부에 와 닿지 않더라도 이것이 미래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일자리를 갖출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주는 것이 진정한 복지”라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이 일자리 창출을 복지와 연관시켜 추진하려는 정책과 상통하는 대목이다.

글로벌 시각과 거시경제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무대에 위치에 있기 때문에 우리 정책 자체도 글로벌한 면을 보지 않고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오석 내정자는 경제정책이나 흐름을 짚고 분석하는데 국내에서 최고로 꼽히는 전문가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며 “항상 미래를 내다보는 자세와 거시경제에도 밝기 때문에 새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