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표 청책워크숍 '낙제점'

2013-02-17 14:58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박원순표 '협치(協治) 시정'의 대표 채널인 정책(聽策)워크숍이 운영 1년째를 맞았다. 서울시민의 의견을 듣고 정책으로 도입하겠다는 것인데 기대치에 훨씬 못 미쳤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시민청 태평홀에서 시민제안 이행 실태와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평가보고회를 열었다. 그간 추진과정과 정책반영 사례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정책워크숍은 총 41회 개최됐고 모두 5500여 명이 참여했다. 평균 9일에 한 차례 소통의 장이 열려 시민 134명과 만났다.

또 191개 시민단체와 각계 전문가 171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시민들의 건의는 총 717건이 접수, 이 가운데 정책으로 143건이 반영됐다.

이 가운데 신규 시책에 반영했거나 반영 예정인 내용은 경제·복지분야가 35건(53%)으로 비중이 높았다. 우수한 아이디어로는 학교옥상 태양광 발전소, 중국인 관광객 비자 간소화, 대학생 주거정보 DB 구축, 환자권리 옴부즈만 설치 등이 꼽혔다.

장기 검토과제 중 △생활시설 아동의 해외 봉사체험 지원 △지역장애인 사례관리 체계화 구축 △공영주차장 버스주차 수요예측 시스템 △관광음식점 브랜드 통합 등 4가지는 예산편성을 통해 즉시 시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각종 문제점이 나왔다. 전체 워크숍 3건 가운데 1건은 경제·복지에 주제가 편중됐다. 시민생활과 밀접한 도시안전, 한강, 상수도분야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대부분 평일 낮 시간대 행사가 열려 '공급자 위주'의 진행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제안에 대해 피드백이 늦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초 서울시는 보름 이내에 처리 방향을, 30일 이내 조치계획을 보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하지만 최근 6개월간의 12회 워크숍에서 단 2회만 이 기준을 지켰다.

공직사회가 불통의 행정으로 일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청년명예부시장팀(암행어사)은 '화성에서 온 행정, 금성에서 온 시민'으로 비유하며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해 정책워크숍에 소외 계층의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실생활 밀착형 공론장을 열기로 했다. 또한 피드백 절차는 대폭 줄이고 사후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김선순 시 시민소통기획관은 "민생분야 주제를 다루면서 직장인, 주부 등의 참여를 늘리겠다"며 "시기별, 목표별 연간 로드맵을 수립해 시민 곁으로 먼저 다가서는 워크숍을 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