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규모 4.9 기준 최대 16.2kt 폭발력
2013-02-17 13:42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의 규모를현재까지 나온 분석 가운데 가장 작게 잡더라도 폭발력은 최대 16.2k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산 방식에 따라 위력이 들쑥날쑥하지만 국내 기관들이 세 차례의 핵실험 모두지진 규모를 외국보다 작게 잡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규모·계산식 따라 폭발력 4∼5배 차이=17일 학계에 따르면 인공지진의 실체파 규모(mb)를 TNT의 양으로 환산하는 공식 가운데 이른바 ‘머피 지진원모델’에 기상청 등 국내 기관이 분석한 규모 4.9를 대입할 때 16.2kt의 폭발력이 산출된다.
이는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의 위력(16kt)과 맞먹는다.
이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5.2로 계산하면 폭발력은 38kt다.
폭발력이 40kt에 달한다고 분석해 우리 정부가 폭발력을 축소했다는 논란을 일
으킨 독일 연방지질자원연구소가 이 모델을 사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방부는 3차 핵실험의 폭발력을 6∼7kt으로 추정하면서 IMS 공식을 적용했다고밝혔지만 실제로는 여기에 지질자원연구원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환산식도 반영했다.
지헌철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IMS 공식은 일종의 전세계 평균치”라며 “북한은 암반이 단단하고 감쇠효과가 작기 때문에 이보다 낮게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환산식은 과거 미국이나 소련 등지에서 핵실험으로 발생한 인공지진 사례를 토대로 만든 일종의 경험식이다. 이 때문에 사용한 자료에 따라 편차가 크다.
규모가 1.0 커질 때마다 에너지는 약 32배 증가한다는 일반적인 지진의 규칙과도 다르다.
자연지진은 규모가 0.4 커지면 에너지는 4배 증가한다. 그러나 국내 기관이 분석한 2·3차 핵실험의 실체파 규모인 4.5와 4.9를 IMS 공식에 각각 대입했을 때 폭발력의 차이는 2.5배 정도로 격차가 줄어든다.
◇“왜 매번 규모 작게 잡나” 논란=이렇게 지진의 규모와 사용하는 계산식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는데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때마다 우리나라의 관측값이 외국에 비해 낮았기 때문이다.
1차 핵실험 때 우리나라는 인공지진 규모를 3.9로 분석해 CTBTO(4.1)나 USGS(4.
3)에 비해 낮게 잡았다.
2차 때 역시 USGS가 내놓은 4.7보다 위력이 작은 4.5로 분석했다.
이번 3차 핵실험의 경우 성공적 핵실험의 기준으로 통하는 폭발력 10kt이 CTBTO공식에서 규모 5.0에 해당해 그 이하로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한 시간만에 5.1에서 4.9로 낮췄는데 10kt이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으면 안되기 때문에 나온 값인 것 같다”며 “왜 이렇게 일관성 있게 과소평가하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을 비롯한 국내 기관들은 규모 분석에 사용한 관측소와 진앙과 거리가 가깝고 관측망도 조밀하기 때문에 외국이 산출한 지진 규모에 비해 더 정확하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은 핵실험 당일 지진 규모를 수정했다는 지적에 대해 “공식 발표한 규모는 4.9뿐이고 언론에 보도된 규모 5.0∼5.1은 실체파 규모가 아니라 자연지진에 사용하는 국지규모(Ml)값”이라고 밝혔다.
이런 논란과 별개로 국내외 기관들이 여러 공식에 따라 내놓은 폭발력은 말 그대로 추정치일 뿐 누가 맞고 틀린지 말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오차를 줄이려면 핵실험 당시 주변의 정보를 폭발력 계산에 반영해야 하지만 이번 3차 핵실험은 아직까지 알려진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2차 핵실험도 전세계 지진학자들의 연구 끝에 2.3∼5.7kt의 위력을 지닌 것으로
의견이 모였지만 차이를 많이 좁히지는 못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교수는 “핵실험장에 완충장치를 설치했다면 실제폭발력은 추정치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지질에 의한 효과나 폭발이 일어난 깊이 등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