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새정부 출범 후 10조원 규모 추경 편성 추진
2013-02-07 17:53
"국채로 추경 편성은 미래세대 부담 떠넘기는 것"
아주경제 김동욱·유지승 기자=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35조원 재원 내에서 공약 완급을 조절해 이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10조원 규모의 국채 발행을 골자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복지 공약을 위한 재원을 위해선 올해 정부 예산 외 10조원 규모가 더 필요하다는 추산 때문이다.
하우스푸어나 렌트푸어로 표현되는 가계부채의 정부 지원,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금, 기초노령연금 확대와 무상보육, 부동산 관련 세제 감면 연장 조치에 따른 지방세수 부족분 보존이 추경의 이유로 꼽힌다.
여야가 향후 공통공약에 대해서 적극 추진한다는 데 합의하면서 추경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부의장은 6일 “추경에 상당수 의원들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사실상 추경 편성 작업에 돌입했음을 시인했다. 이에 민주당 이용섭 의원도 7일 “추경의 시기와 규모, 재원 등에 대해서는 여야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추경 편성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동의했다.
그러나 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 편성은 결국 미래 세대로 채무를 떠넘기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새누리당에서 추경을 해야 한다는 얘기 나오고 있는데 6조~7조원 정도 추경하려면 결국 국채발행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당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경우 1990년대 일본처럼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도 “국채를 발행해 복지를 책임진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위험한 발상”이라며 “일시적으로는 국채가 당장 국민 부담이 없어서 불만이 없을지 몰라도 국채 발행이라는 것은 다음 세대나 미래 세대가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악의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은 증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방안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복지 재원 확충을 위해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당 안팎의 여론에 밀려 한발 물러났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지난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주최한 세미나에서 “예산을 아껴 복지 지출을 늘리기 어렵다면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고, 다른 방법이 없다면 부가가치세율 인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한 바 있다.
일단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소득세 등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세제 개편을 우선 단행한 후 장기적으로 부가가치세 등 소비세율을 올려 전반적인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