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뭉칫돈 갈 곳 잃어… 주변자금 100조 육박
2013-02-05 16:29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증시 주변 자금이 갈 곳을 잃고 헤매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 간 탈동조화가 두드러지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상황을 지켜보자는 심리가 확산되자 초단기성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만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증시 주변 자금은 최근 한 달새 4조5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등 100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이럼에도 전문가들은 증시 불안요소가 다소나마 해소될 2분기 이후에는 이들 자금이 증시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 장내파생상품거래 예수금, 위탁매매 미수금, 환매조건부채권(RP) 잔액, 신용융자 및 신용대주 잔액 등 증시 주변 자금은 지난 1일 현재 95조7636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한 달 사이 4조5000억원 이상 늘었다.
RP 잔액은 65조8716억원으로 증시 주변 자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RP 잔액은 마땅히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을 일시적으로 넣어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투자할 수 있어 증시 주변 자금으로 간주한다.
이어 투자자예탁금 17조4054억원, 장내파생상품거래 예수금 8조1367억원, 신용거래융자 잔액 4조1789억원 등의 순이다.
현대증권 배성진 연구위원은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가 엇박자로 움직이자 증시 대기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새로운 악재보다는 기존의 악재였던 환율과 뱅가드 이슈 등을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단기 금융상품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MMF는 77조615억원으로 올 들어 13조9240억원의 뭉칫돈이 유입됐으며, CMA 잔액은 40조7494억원으로 2230억원이 증가했다. CMA 계좌 수는 1071만개로 연초 이후 6만4000개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1분기까지는 증시 주변 자금 단기부동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펀드인 뱅가드가 오는 6월까지 10조원가량의 주식을 처분할 예정이어서 시장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 임진균 리서치센터장은 "뱅가드가 처분하는 물량으로 인해 당분간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매수강도를 높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3월 이후부터 수급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여 1분기가 지나고 2분기로 들어서는 시점에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